한국일보

굿바이, 셰필드!

2001-02-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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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러시엄

▶ 박덕만 <편집의원>

셰필드군, 겨울휴가는 잘 보냈는가. 다저스가 계약연장을 거부한다고 다른팀으로 트레이드 해줄 것을 요구했다지. 앞으로 3년의 계약기간이 남아있고 평균 1000만달러의 연봉을 보장받고 있는데 그 2배는 받아야만 성이 차겠다는 뜻인가. 겨우내 아무말이 없다가 춘계훈련이 시작될 무렵 그같은 요구를 하게된 배경은 또 무엇인가. 혹시 5개월 가까이 신나게 놀다가 막상 훈련이 시작된다니 끔찍한 생각이 들었던 것은 아닌가. 솔직히 말해 나도 프레지던츠데이 연휴를 맞아 사흘을 빈둥거리다 보니 20일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기가 싫었다네. 그러나 어쩌겠나, 게으름을 떨쳐버리고 일어나서 시간 맞춰 일터로 출근해야 하는 것이 자네나 나의 운명인 것을.

자네가 다저스에서 기록한 성적은 누가봐도 뛰어난 것이네. 특히 지난시즌에는 타율 3할2푼5리로 메이저리그 18위, 홈런 43개로 공동7위, 타점 109개로 31위, 장타율 6할4푼3리로 7위, 출루율 4할3푼8리로 6위, 타점 105개로 공동33위등 참으로 대단한 기록이었지. 우리의 박찬호선수가 자네의 홈런포에 힘입어 몇차례 승리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네.

그러나 자네가 지난 1998년 LA에 온후 다저스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있나. 물론 자네 탓만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자네가 오기전 95년과 96년에는 연이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다네. 비록 1라운드에서 신시내티 레즈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게 박살이 나고 말았지만.


"나를 알아주지도 않는 팀을 위해 왜 내가 공헌을 계속해야만 하는가 의문이 든다"는 자네의 말도 납득이 가지않네. 자네는 성적에 따라 돈을 버는 프로야구선수가 아닌가. 선수가 좋은 성적을 올리려는 목적은 - 물론 팀에도 도움은 되겠지만 - 첫째는 자기자신을 위해서가 아니겠는가. 자네의 말은 마치 팀을 위해서 자네가 하기 싫은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는 말처럼 들리네.

98년시즌 마이크 피아자와 타드 질을 보내고 자네와 찰스 잔슨, 바비 보니야등을 받아 들였던 일은 다저스 프랜차이즈 사상 최악의 트레이드로 평가받고 있다네. 자네가 다저스와 체결한 6년간 6100만달러의 연봉계약이 당시로서는 메이저리그 최고수준에 속했다는 사실은 자네도 인정할 것이라고 믿네. 게다가 자네는 ‘트레이드 거부’조항을 포기하는 대가로 다저스로 부터 500만달러를 추가로 받았고 말린스로부터도 250만달러의 론을 유예받는 혜택까지 입었지 않는가.

스포츠기자들은 자네가 항상 불평불만이 많은 선수라고 평가하고 있다네. 플로리다로 가기전 샌디에고 파드레스에 있었을 때 또 그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도 자네는 언제나 불만이 많은 선수중 하나였지 않은가. 지난시즌에는 ‘다른 선수들이 팀이 이기든 지든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뉘앙스의 코멘트로 팀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들었던 자네가 아닌가.

자네는 트레이드 요구가 돈 때문이 아니라 구단이 자네를 무시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계약을 갱신해주면 남아 있겠다는 말은 또 무슨 뜻인가. 돈만 더주면 무시당하는 것도 참을 수 있다는 뜻인가, 아니면 돈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 거짓말인가. 누가 자네같은 불평많은 선수를 받아줄려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가겠다니 잘가게. 멀리 나가지는 않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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