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중한 투자를…

2001-02-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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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상호<경제부 기자>

2년여전 LA설명회를 통해 한국의 오피스텔을 구입한 김모씨는 작년 초 관계당국으로부터 분양 계약후 60일 안에 외국인 토지취득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김씨는 당시 분양을 맡았던 회사측으로부터 이에 대한 설명을 전혀 듣지 못했을 뿐더러 과태료 부과 후에도 회사측의 적절한 사후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가만히 앉아 과태료를 물게 되었다. 급기야 한국에까지 가서 구청에 찾아가 보고 해당 업체 담당자도 만나 보았으나 별다른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또다른 업체의 광고를 통해 한국내 오피스텔을 구입한 박모씨는 분양 설명회 당시 해외동포들에게 로얄층을 우선 제공한다는 업체의 약속이 이행되지 않자 웃돈을 주고 계약을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나중에 한국의 친지를 통해 로얄층은 이미 한국내 분양 신청자에게 대부분 판매되었음을 알게 되었고 이같은 사실을 분양사측에 항의 했으나 별 설득력없는 답변만 듣고 말았다.

한국 정부출자 회사인 한국부동산신탁이 경영난을 견디다 못해 이달초 결국 부도처리됐다. 한국부동산신탁 관리하에 있던 몇몇 부동산을 구입했던 남가주 한인들은 부도가 나기 불과 얼마전까지도 이같은 내용을 전혀 통보 받지 못했으며 부도사실도 언론의 보도를 통해서야 알게 되었다.


최근들어 한국내 부동산에 대한 투자열기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각 업체들은 믿을 만한 정부기관과 손잡고 LA에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일부 현지 부동산 업체들도 한인들을 상대로 한국 부동산 매매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대부분의 구입 희망자들은 수 십년의 이민 생활을 통해 어렵게 모은 돈으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중에는 캘리포니아에서 외국 부동산을 판매·홍보할때는 해당업체가 주정부와 연방정부에 등록이 돼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거나 이를 확인해보겠다는 이들은 드물고 대부분 중개인이나 분양사측의 설명에만 의존해 투자하고 있다.

돈을 버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어렵게 번 돈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한인투자자들도 이점에서 보다 신중한 투자자세를 가져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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