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2001-02-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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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하<웨스트 LA>

지난주 나는 40대초와 50대초 한창 나이인 두 사람의 죽음의 소식을 접하고 인생의 허무를 느꼈다. 한 사람은 이제 학계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사람이었고 또 한사람은 아주 많은 재산을 가진 여성이었다.

첫번째 사람은 공부를 위해서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했고 가족은 당연히 희생을 했으며, 또 다른 여성은 부를 위하여 자기 형제에게까지도 아픔을 주면서 재산을 모아 좋은 집과 많은 땅과 돈을 남겨 놓았다. 두 사람 다 인생의 목표는 다르지만 무엇인가를 위해 끊임없이 달려 왔으리라.

무엇이든 넘쳐 풍요로운 것은 좋은 것 같지만 때로는 살아가는데 이롭지 않을 때도 있는 것 같다. 넘치면 남용하기 쉽고 교만해져 남에게 알게 모르게 상처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냥 보통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나는 가장 행복하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오늘 먹을 양식이 있고 우리 가족이 거처할 집이 있으며 아이들은 평범하지만 착하게 잘 자라주고 있고 내핍생활을 하니 남에게 꾸어달라지 않을 정도의 여유는 항상 있다. 가진 것 많지는 않지만 시간이든 돈이든 미리 떼어 소외된 이웃과 나누며 사니 내 삶은 참으로 풍요롭게 느껴진다.

다른 사람에게는 마음을 비우고 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도 자기 자신은 실천을 못하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가끔 보게 된다.

어려움을 많이 겪고 살아온 나로서는 절실히 느끼고 있는 성경의 귀절이 있으니 이는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이다. 오늘도 나는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하여 하느님께 감사하며 하루 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기쁘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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