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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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정신 계승한 클린턴

2001-02-0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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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리처드 코언, (워싱턴 포스트 기고)

한 인물이 한 시대를 특징짓는 일은 드물다. 1837년부터 1901년까지 영국을 지배한 빅토리아 여왕이나 그의 아들 에드워드 정도가 빅토리아 시대 또는 에드워드 시대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나보고 요즘 시대 이름을 붙이라면 나는 포드 시대라고 부르고 싶다.

체니 부통령과 럼스펠드 국방, 오닐 재무등 부시 행정부 주요 인물들이 포드 행정부 시절 한 사람들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부시의 아버지 부시도 포드 시절 CIA 국장을 지냈다. 그러나 포드는 대통령 재직 시절보다 그만 둔 후 더 큰 영향을 끼쳤다. 포드는 대통령직을 돈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달은 사람이다.

온갖 소송에 휘말려 빚더미에 앉은 클린턴은 강연을 통한 돈벌이에 나섰다. 첫 연설 강연료로 한 브로커 회사로부터 10만 달러를 받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이 연설에서 그가 남들이 모르는 이야기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단지 유명하다는 이유로 거액을 받는 것이다.


포드 이전에는 대통령은 은퇴하면 고향으로 돌아가 조용하게 지내는 게 관례였다. 트루만은 미주리주 인디펜던스로, 아이크는 펜실베니아 게티스버그로, 닉슨은 뉴저지 교외로 돌아가 집필활동을 하며 보냈다.

그러나 포드는 고향인 미시건으로 가는 대신 팜스프링스에 자리를 잡고 강연 순례에 나섰다. 건당 1만에서 1만 5,000달러를 받으며 81년 한해에만 90만 달러를 챙긴 것으로 돼 있다. 포드는 이런 식으로 돈벌이를 해도 미국민들은 별 신경을 쓰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고 그의 관측은 맞았다.

그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된 카터는 퇴임후 시골로 내려가 책을 쓰는 옛날 스타일로 돌아갔지만 레이건은 대통령을 그만두자마자 일본에서만 두차례 강연으로 200만달러를 받는등 본격적 돈벌이에 나섰다. 그 후임자 부시도 강연으로 한해에 400만달러를 벌어 들였으며 1996년에는 문선명 목사 제자들에게도 돈을 받고 강연을 했다. 문목사는 탈세 혐의로 감옥신세까지 진 인물이다.

재임기간 동안 받은 선물까지 들고 나온 클린턴의 최근 행각은 좀 심하기는 했지만 대통령을 그만둔 후에는 체면은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포드 정신을 계승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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