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시각
▶ 데이빗 댄티 트라우트<럿거스 법과대학 교수, LA타임스 기고>
재시 잭슨이 돌아왔다. 혼외정사로 사생아가 태어났다는 사실이 폭로된 후 지난 18일 잭슨목사는 그 사실을 인정하고 잠정적으로 공직생활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보수진영 대통령이 취임하고 할렘교회에서 지지시위가 열린후 잭슨이 마음을 바꾸었다.
그의 신속한 번복은 의문을 제기한다. 잭슨이 없으면 민권운동 리더십에 공백상태가 발생한다는 것인가. 상당히 미묘한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노우 이다. 그가 없다고 공백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우선 잭슨을 별로 반기지 않는 진영에서부터 살펴보자. 흑인 대중집회의 지도자라는 이미지에도 불구, 일부 진영이 잭슨에 대해 갖는 반감은 상당하다. 그의 혼외정사 사실이나 공직에서 물러나겠다던 약속을 금방 번복하고 돌아온 것이나 그를 곱게 보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젊은 층의 경우 대부분이 민권운동 시대에 대해 심리적 거리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는 이번 일로 별로 걱정을 하지 않는다. 민권에 대한 그들의 관념은 기본적으로 세속적이기 때문이다. 잭슨이 침례교 목사라는 사실과 인종적 평등같은 원칙을 추구해나가는 것과는 거의 상관이 없다. 민권운동과 개인적인 도덕성은 상당히 무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적인 행동을 능력의 잣대로 보는 것은 가십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결과를 낳고 만다.
아울러 대부분의 민권운동은 지역단위로 민초의 성격으로 주도되어 왔다. 취업상의 차별 소송, 인종차별적 수사, 혹은 교육기회와 관련한 불합리성등 일련의 문제들을 이끈 지도자들은 전국적인 인물이 아니다. 반드시 흑인이거나, 남성일 필요도 없고 어느 힘센 한 사람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민권운동에 헌신하는 조직들이 일을 하는 것이다. 잭슨은 보다 큰 이슈들을 위한 대변인으로서 대중적 의식화 작업을 돕는다. 그러나 그가 ‘바로 그 한사람’은 아니다. 민권운동은 한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잭슨이 애초에 지도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한 말이나 지금 그 말을 번복하고 되돌아 온 것은 둘다 상당히 미묘한 사안이다. 그는 민권에 대한 위협이 보통 때와는 다른 시점에 도달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단순히 민권운동에 적대적인 법무장관의 취임이나 연방대법원에 보수계가 많이 임명되리라는 전망만으로 민권이 위험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많은 흑인들이 조지 W. 부시가 대통령 자리를 부당하게 차지했다는 생각을 함으로써 평등한 기회, 민주적 참여, 그리고 공평성이라는 민권원칙들이 도전을 받고 있다.
유색인종들은 잭슨의 퇴진을 받아들일 여유가 없다. 지도자가 없는 상황은 아무리 잠정적일망정 가난한 자들에게는 감당할수 없는 사치이다. 민권운동 리더십, 그것이 비록 불완전한 것일지라도 리더십에 대한 필요가 너무 크다. 비록 오늘은 삶의 상황이 별로 불안하지 않더라도 경기후퇴나 공화당 행정부가 그런 안정을 내일 파괴해버릴 수 있다.
잭슨은 비판을 무시해야한다. 반대파들을 무시해야한다. 잭슨이 되돌아 온 것은 그가 단 일주일이라도 퇴진할수 없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보다 폭넓은 대중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는 상관하지 말아야 한다. 상황이 절박하면 스캔들 정도는 무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