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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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샐러리

2001-01-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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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 수는 38만6,000명에 이른다. 연간 총 수입은 2000년에 1,833여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최고 경영진(CEO)은 스탁옵션등을 제외하고 기본 샐러리로만 연 200만달러를 받는다’ 제네랄 모토즈(GM)사 스토리다.

’종업원 수는 모두 합쳐 470여만에 이른다. 총 수입은 2000회계연도에 2조250억달러선을 마크했다’ 무슨 회사일까. 주식회사 ‘U.S.A. 거번먼트’ 즉 미국 정부다. 정부의 CEO는 다름아닌 대통령. 그러면 대통령의 연봉은 얼마나 될까. 지난해까지만 해도 고작 20만달러였다. 올해에는 100%가 올라 43대 대통령 조지 W 부시는 40만달러를 받게됐다.

’연봉 40만달러짜리 CEO’는 그러나 명함도 내놓을 수 없는 요즘이다. 포춘지 선정 5백대 기업의 CEO라면 연봉이 보통 수백만달러이고 거기다가 보너스, 스탁옵션등을 가산하면 쉽게 1,000만달러대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그러니 40만달러는 이들에게는 속된 말로 ‘새발의 피’밖에 안되는 액수다.


이같이 엄청난 연봉차이로 볼 때 ‘정부의 CEO’ 대통령은 ‘사기업의 CEO에 비해 아주 형편 없는 대접을 받고 있는 셈이다. 처음부터 그랬을까.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받은 연봉은 2만5,000달러였다. 너무 작은 액수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대통령의 연봉이 처음 정해진 1789년께에는 샐러리라는 개념도 희박한 시절이고 기업으로 불릴 회사도 손꼽을 정도여서 연 2만5,000달러의 샐러리는 당시로서는 아주 엄청난 최고의 봉급이었다.

대통령 봉급은 이후 200여년동안 모두 네차례 인상된다. 1873년, 1949년, 1969년, 그리고 2001년등 인상 때마다 100%, 배로 올려 대통령 봉급은 16배나 올랐다. 그러나 이같은 인상폭도 미국경제의 폭발적 성장세에 비하면 제자리 걸음의 수준. 실질 구매력으로 따질 때 제 42대 대통령 클린턴은 초대 워싱턴 대통령 보다 더 낮은 봉급을 받았다는 계산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같이 대기업의 부사장 봉급에도 못미치는 박봉에도 불구, 물질주의의 시대, 풍요의 시대인 요즘에도 대통령직은 여전히 선망의 적이되고 있다. 왜. 돈으로는 결코 살수 없는 ‘알파’ 때문이라는 것이다. 쉬운 말로 하면 명예가 주는 불후성이 그 ‘알파’로, 이 ‘알파’ 때문에 엄청난 경제적 이득도 마다하고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줄서 있는 게 미국의 정치판이다.

말하자면 돈도 거머쥐고, 권력도 명예도 한꺼번에 누리는 ‘정부의 CEO’란 존재는 한국, 필리핀등에서나 가능하지, 적어도 미국서는 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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