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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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의 애완동물들

2001-01-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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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모린 다우드, 뉴욕타임스 기고)

레이건이 대통령이었던 시절 백악관에는 다람쥐들이 우글거렸다. 심심하면 문을 열고 먹이를 던져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후임으로 부시가 대통령이 되자 사정이 달라졌다. 먹이 대신 애완견 밀리를 풀어놓은 것이다. 그 후 백악관에서 다람쥐를 찾아 볼 수 없게 된 것은 물론이다. 백악관 주인이 바뀌면 어떻게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는 가를 보여주는 한 예다.

클린턴은 뉴욕으로 떠나면서 평소 기르던 고양이 삭스를 백악관 출입기자한테 맡겼다. 삭스는 클린턴이 자기에게 필요 없어진 상대를 어떻게 대접하는지 보여주는 표본이다. 명목상의 이유는 클린턴의 애완견 버디와 사이가 나쁘다는 것이었지만 마음만 먹었으면 얼마든지 같이 키울 수 있었을 것이다.

새로 대통령이 된 부시도 고양이 어니를 가주에 사는 친구에게 줘버렸다는 소식이다. 부시는 유세기간중 자신이 얼마나 이 고양이를 사랑하는지 누누이 강조했었다. 어니를 백악관에 데리고 오지 않은 형식적인 이유는 발톱이 있어 너무 사납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부시는 밀리의 딸인 스팟과 함께 크리스티 위트먼 환경청장이 기르던 바니는 데리고 살기로 했다.

클린턴은 백악관을 떠나면서 고양이는 쫓아냈지만 희대의 세금 포탈자인 프랭크 리치를 사면하는가 하면 재직 시절 받은 19만 달러 어치의 선물을 들고 나갔다. 리치는 클린턴 기금모금에 큰 공을 세운 데니즈 리치의 전남편이다. 힐러리는 결혼을 앞둔 신부처럼 영화업계로부터 받은 도자기와 램프등을 잔뜩 싸 가지고 갔는데 나중에 부부 싸움을 할 때 무기로 던질 모양이다. 정권 교체기는 변화가 많은 시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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