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범 국민이 되는 법

2000-12-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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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규<매서추세츠>

이웃집 부부가 수퍼마켓에 갈 때 몇번 따라가 보았다. 주차 후 차에서 내리고 마켓 쪽으로 걸어가는 도중에 주차에 방해가 될듯한 위치에 있는 손님용 손수레가 있으면 그것을 갖고 들어가거나 또는 주차장 내에 있는 손수레 보관소에 갖다 두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바람이 부는 날은 손수레가 바람에 밀려 차에 부딪힐 위험이 있으므로 다소 먼곳에 있는 손수레일지라도 위와 같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한번은 어느 모임이 끝난후 그 부부가 그 장소에서 나와 그들의 차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 길 옆에 뱉어버린지 오래되지 않은 듯한 껌이 버려져 있었다. 그것을 본 남자는 이럴 수가 있느냐고 하면서 누구인지 모르는 그 버린 사람을 나무란다. 여자는 그 버려진 껌 앞에 서더니 핸드백속에서 휴지 하나를 꺼내 그 껌을 집어올린다.


앞서 가던 한 학생이 되돌아오며서 그 모습을 보았다. 멋적은 듯한 태도를 짓는다. 휴지에 싸여진 그 껌은 차 속의 재떨이에 임시 보관되어졌다.

그 부부가 한인 경영 수퍼마켓에서 식품 구입을 끝내고 그것들을 손수레에 싣고 그들의 차로 가는 도중이었다. 그들 눈앞에 갑자기 빈 종이컵이 하나 떨어지는 것이었다. 가까이 있는 자동차 뒤쪽 좌석에 앉아있던 두 세살 정도의 아이가 주스를 다 마시고 난 다음 차창밖으로 내던진 것이었다.

남자는 막 떠나려고 하는 그 자동차를 잠깐 서게 한 다음 종이컵을 집어 그 아이에게 주면서 컵을 아무데나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잠시 갖고 있다가 나중에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란다 하고타일러 주었다.

컵을 도로 받은 아이에게서 순응하는 듯한 표정을 읽을 수가 있었다. 그 아이의 어머니는 미소지은 얼굴로 ‘감사합니다’하고 차를 몰고 떠났다. 자기 아이에게 좋은 교육을 하여주어 감사하다는 뜻이 담긴 얼굴표정임을 엿볼 수 있었다.

모범국민!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모두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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