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경제여 안녕

2000-12-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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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새뮤얼슨, 워싱턴 포스트 기고)

올해 신경제는 나이를 먹었고 우리는 새 교훈을 얻었다. 그것은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은 인간은 때로는 지나치게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이 된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낙관적이 될 때 우리는 어리석은 짓을 한다. 새로운 것은 불확실한 것이며 조만간 거기에 수반하는 위험은 나타나게 마련이다. 올해가 바로 그 위험이 가시화 된 해다.

인터넷과 컴퓨터가 생산성을 높였기 때문에 우리는 흥청망청 써도 된다는 것이 신경제 이론이었다. 이 때문에 92년만 해도 9%에 달하던 저축률이 올해는 0%로 떨어졌다. 2000년에 405개 회사가 신주를 공모해 970억 달러를 모금했지만 140개가 넘는 닷컴 회사가 파산했다.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기업채무만 500억 달러에 달한다.

주가 폭락과 부채 증가, 일자리 보전에 불안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저축률을 늘릴 경우 미국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저축률이 1% 늘어날 때마다 소비는 700억 달러가 줄어 든다. 이렇게 되면 기업의 매출과 수익은 감소하며 주가는 더 내려간다. 이런 악순환이 이미 시작됐다는 조짐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내리고 행정부는 세금 감면을 추진하겠지만 이것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불황에 빠질 경우 이미 불경기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과 남미등은 더 심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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