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산타와 제3세계 노동자

2000-12-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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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월스트릿저널 사설)

산타도 세계화를 피할 수는 없었나보다. 수백년 동안 산타는 북극에서 요정들의 도움을 받아 어린이들에게 줄 장난감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요즘‘ 위니 더 푸’ 인형등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나 ‘과테말라 제품’이란 딱지가 붙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사회 운동가들이 요즘 난리를 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들은 덴버의 한 백화점에 오렌지 스프레이로 낙서를 하는가 하면 뉴욕 핍스 애브뉴를 행진하며 나이키와 디즈니 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제3세계 국가의 노동자들이 온갖 학대를 받으면서 계속 공장에 나온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들이 그곳밖에는 갈 데가 없다는 것이다. 외국인을 고용하는 공장주들이 고용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하버드에 다니며 이들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항의하는 대학생들은 현실적인 대안이 뭐가 있는지도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

클레어 쇼트 영국국제개발장관은 최근 ‘세계화가 가난한 사람을 돕는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쇼트는 환경보호주의자, 소비자운동단체, 자유반대자들을 비난하면서 “맥도널드를 불지르는 게 누구를 돕는 일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쇼트가 노동당에서도 좌파에 속하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세계의 빈민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시위가 아니라 자유무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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