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며칠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각 샤핑객들로 샤핑몰이 북적북적하다. “최장기 호황은 이제 끝났다”“경기침체다”… 미국 경제를 둘러싼 불안한 평가들이 나오고 있지만 교외지역 샤핑몰에 가보면 여전히 흥청대는 분위기다. 주차공간이 없어서 차를 한번 대려면 주차장을 몇번씩 돌아야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어깨가 부딪칠 정도로 샤핑몰 안이 만원이다.
크리스마스가 너무 상업화했다는 비판은 어제오늘 나온 것이 아니다. 상업주의가 극성해서 예수 그리스도 탄생의 의미를 되새기는 크리스마스의 본질은 뒷전으로 밀리고 선물 주고받는 부차적 전통만 너무 강조되었다는 지적들이다.
이런 풍조와 함께 크리스마스의 중심 캐릭터로 뿌리내린 것이 산타클로스. 샤핑몰들마다 산타클로스가 등장하고 그 옆으로 산타할아버지를 만나려는 아이들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이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크리스마스 풍경이 되었다.
산타클로스 전설의 주인공 성 니콜라스는 4세기께 근동지역 인물로 전해진다. 팔레스타인, 이집트 등지를 두루 다니며 견문을 쌓은 마음씨 좋은 부자로 아무도 모르게 많은 자선을 베풀었으며 나중에는 지금의 터키 지역 주교가 되어 기적을 행했다고 전설은 전한다. 자선의 내용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가난한 사람들의 집에 가서 몰래 금화를 두고 나온다는 것이다.
350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성 니콜라스는 중세에 특히 명성이 자자해 수천의 교회들이 그를 기념해 건축되었다고 한다. 러시아와 그리스의 수호성인인데 그가 외롭고 가난한 자들에게 지극했던 만큼 고아, 과부, 선원, 죄수들의 수호성인이기도 하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자상해‘어린이의 친구’로 유명했다는데 여기에 자선행위의 전설이 합쳐지면서 크리스마스 선물 전통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유럽의 국가들 중에는 크리스마스 대신 ‘성 니콜라스의 날’인 12월6일에 선물을 주고받는 나라들도 있다.
미국의 산타클로스 풍습은 이민자의 나라답게 영국, 독일, 스칸디나비아 등 여러 지역 전통들이 뒤섞였지만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네덜란드 식이다. 네덜란드 이민자들이 지금의 뉴욕인 뉴암스테르담에 정착하면서 춥고 배고픈 이민생활에 고국의 향수를 담은 즐겁고 재미있는 산타 풍습을 들여온 것이었다.
한해를 마무리하며 사랑하는 가족, 고마웠던 친지, 불우한 이웃을 생각하며 선물을 준비하는 마음은 아름다운 것이다. 성탄절의 참 의미를 생각하며 우리 모두 산타클로스가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