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처 투성이 대선

2000-12-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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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철<교통위반자 학교운영>

대화 가운데 가장 금기시 되는 화제가 정치와 종교 그리고 자기 직장 자랑 또는 비난이라고 한다. 자신의 편견, 아집, 고정관념을 초월하지 못하고, 다른 입장의 상대를 원수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속되는 경제 호황 속에 인권신장의 완성은 더욱 중요하다 생각되어 앨 고어를 하늘 같이 믿었었다. 결과적으로 32만표를 앞섰고, 풀로리다에서도 수검표가 제대로 끝났다면 결코 뒤질 수 없음에도 연방대법관 5명의 판결로 선거에서 패배하고 말았다. 산술적으로 말해서 대법관 1명당 7만표의 투표권 행사를 한 계산이 나온다.

베스트 셀러로 화제를 모았던 전 대법원 서기의 ‘폐쇄된 연방 대법관실’은 판결 초안 작성에서부터 나타나는 정치적 오염, 이해충돌, 여론과 인기 편승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저자인 에드워드 라자러스는 로스앤젤레스의 연방검사로 재직했으며 “대법원 안에서 보고들은 이야기는 말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깨고, 정치적 영향에 찌들은 대법관들을 전 미국과 국민 앞에 고발했다.

2000년에 펼쳐지는 기막힌 역사들을 기록하면서 가슴의 상처를 가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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