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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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앞날 어둡지만은 않다

2000-12-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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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처드 브룩하이저, 뉴욕타임스 기고)

고어가 패배를 시인함에 따라 부시는 유효 표에서 지고도 연방 대법원에서 한 표 차로 승소함으로써 대통령 자리에 앉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연방의회도 딱 절반으로 나뉘어진 상태다. 그러나 그의 성격과 현재 상황은 주위의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부시는 클린턴의 능란함이나 레이건의 언변, 존슨의 협상력은 갖추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나름대로 끈기 있는 정치인이다.

그는 역경을 극복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지난 7월 밀워키의 마약 치료소를 방문했을 때 한 환자에게 자기도 비슷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당신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부시 자신이 알콜 중독으로 고생하다 신앙의 힘으로 이를 극복했다. 이 때 얻은 경험이 앞으로 의회와 상대하면서 겪게 될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는 선거 후 고어와는 달리 재검표 문제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대리인을 내세움으로써 자신이 직접 분쟁에 말려들지 않는 현명함을 보여 줬다. 부시 비판자들은 그가 영어 문장 하나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고 아는 것이 없으며 정치적 경륜도 짧다는 점을 유세 기간 내내 강조했다. 토론을 앞두고 그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점을 그가 역이용했듯이 지금 대다수가 가지고 있는 낮은 기대치가 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연방의회가 승인하고 클린턴이 비토한 상속세 폐지안과 기혼자 중과세 폐지안에 서명하고 히스패닉계 공화당 판사를 대법관으로 지명한다면 그는 정치적 귀재란 평을 들을 수도 있다.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느냐 못되느냐는 본인이 현직에 있으면서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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