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너스 대신 받은 주식

2000-08-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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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은규/ 한미은행 본점 CTR담당

얼마전 타은행들이 여름보너스를 지급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귀가 솔깃해져 ‘혹시 우리 은행은 언제, 얼마나 줄까?’하는 기대감에 며칠을 보내며 결정되지 않은 보너스계획을 먼저 세웠다. 나는 보너스를 타면 아이를 학원에 보낼 생각을 했고 다른 직원들은 나올 것을 대비해 미리 쓰기도 했다.

마침내 이사회는 여름보너스로 봉급의 50%를 주식으로 지급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드디어 우리 모두는 주주대열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서로를 이주주, 김주주, 장주주로 부르며 웃었다. 여태까지 주식이라는 것은 특별한 사람들만 갖는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여름 보너스로 주식을 지급해 준 은행에 감사할 뿐이다. 얼마전 병원에 갔었는데 한 간호원이 한미은행이 직원들에게 주식을 지급한 사실을 이야기하며 여간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어서 내심 흡족했다. 부디 은행수익이 올라 주가도 오르고 보너스도 더 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여태까지 나는 그저 직원가운데 한명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여름 보너스로 주식을 받고 보니 나도 이젠 이 은행의 주인이 되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은행이 성장해야 나의 지분도 커진다는 생각에 이제는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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