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어는 착각하고 있다

2000-08-17 (목)
크게 작게

▶ 스티브 배(코로나 거주)

대선이 가까워 오면서 양 후보의 부통령 후보의 선택이 우리의 관심을 끈다. 그 중에서도 고어가 클린턴을 강력히 비판해 온 유대계의 리버맨 상원의원을 선택한 것은 올바른 선택인지 비판의 소리가 높다.

한마디로 우리의 동양적 사고로서는 잘 수긍이 가지 않는 데가 많다. 첫째 그는 클린턴 밑에서 부통령을 지냈다. 다시 말해서 클린턴이 고어를 부통령을 시킨 것이다. 우리의 정서로 볼 때 고어는 클린턴의 부하다. 그리고 그 덕분에 대통령 후보까지 올랐다. 우리말로 고어는 클린턴의 신세를 졌다. 클린턴은 스캔들 때문에 많은 파문을 일으나 밑바닥에서 허덕이는 경제를 살렸다. 그 덕에 우리는 사상 유례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우리말로 한가지 흉이 없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설사 클린턴이 결함이 있더라도 그를 덮어 주어야 할 사람은 고어다. 그런 사람이 클린턴과 결별하고 ‘차별화’를 꾀하면서 선거에 이기려고 한다. 클린턴과 결별함으로써 자기를 깨끗한 사람으로 부각시키려고 한다. 미국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속 들여다 보이는 일은 질색이다.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사람은 생각이 커야 한다. 눈앞만 보고 먼데 볼 줄 모르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 나는 오랜 민주당원이다. 그러나 고어에게는 절대로 찍지 않을 생각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