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어에게 무대 넘겨준 클린턴 대통령

2000-08-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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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 of America

클린턴대통령이 14일밤 민주당의 횃불을 앨 고어에게 넘기면서 지난 7년반 동안 두사람의 업적을 자랑했다. 이제부터 자신이 미국을 이끌어갈 역량을 갖춘 지도자라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심어주는 일은 고어의 몫이다.

클린턴은 2000 민주당전당대회 개막식에서 "해리 트루먼이 한 말이 맞다: 공화당처럼 살고 싶으면 민주당에게 투표하는 것이 좋다"며 공화당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클린턴은 자신의 업적을 열거하며 민주당 정권이 미국을 번영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부시의 비난을 반박했다. 클린턴은 자신이 잘한 결정중 하나가 고어를 부통령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아침 LA를 떠남으로써 클린턴은 고어와 그의 러닝메이트인 코네티컷주 상원의원 조셉 리버맨에게 무대를 넘겨줬다.

LA타임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고어는 클린턴이 주장하는 업적의 혜택을 보기 어려울 것 같다. 전통적으로 호경기가 주는 현직의 잇점이 클린턴 스캔들로 인해 압도당하고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 미국이 잘나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중 절반만이 고어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밝히고 있는데서 잘 입증된다.


고어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잘 알고있는 강력한 지도자라는 확신을 심어 주어야 한다. 또 이번 전당대회 기간 - 부시가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했던 것 처럼 - 민주당원을 결속시켜야 한다. 이는 결국 14일밤 클린턴의 연설이 아니라 17일 있을 고어의 후보수락 연설의 내용에 달려있는 것이다.

고어가 리버맨을 선택함으로써 클린턴으로부터의 독립을 과시하고자 했지만 그와 클린턴과의 인연은 그렇게 쉽사리 끊어질 성질의 것은 아니다. 앞으로 남은 80여일 동안 인연의 끈이 자신의 목을 조이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캠페인을 펼쳐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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