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어가 해야 할 일

2000-08-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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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나 언론 매체의 반응으로 판단하건데 앨 고어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조셉 리버맨을 러닝메이트로 선정함으로써 조지 W 부시가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딕 체니를 부통령후보로 영입함으로써 얻은 인기에 버금가는 지지도를 획득한 것같다. 그러나 고어는 이번주 LA에서 시작되는 전당대회에서는 다른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필라델피아 공화당 전당대회의 목적이 공화, 민주간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였다면 고어의 목적은 양당간의 차이를 극명히 부각시키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고어가 해야 할 일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스마트한 러닝메이트 결정은 그것으로 끝나고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상황을 더 어렵게 할 수도 있다. 잘 알려지다시피 상원으로서의 리버맨의 기록은 감세, 소셜 시큐리티제도의 부분적 민영화등 중요 이슈에 있어 공화당과 절충적인 입장이기 때문이다.

조지 W는 필라델피아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굳건히 내보이는데 성공했다. 이 부문에서 고어의 상당한 고전이 예상된다. 인간으로서의 매력, 리더십, 정치인으로서의 그릇등 이미지 경쟁에서 고어가 부시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어는 조지 W와 현 공화당이 과거의 공화당에 비해 온정적이고 포용적이라는 개념을 점잖게 그러나 분명히 물고 늘어져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올 대통령 선거에는 아주 중요한 문제가 걸려 있다는 인식을 유권자들에게 심어 주어야만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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