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들이 무슨 죄 있어요?"

2000-08-14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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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로빌 남미숙씨, 밀입국 한인 가족에 온정 베풀어 화제

어린이를 동반하고 밀입국하다 검거된 두 한국인 가족을 일면부지의 현지 한인이 정성스럽게 돌봐줘 주위로부터 칭송을 듣고 있다.

워싱턴주 북서부의 소도시 오로빌에 거주하는 남미숙씨(40)는 밀입국 혐의로 체포된 두 한인 가족이 들어왔는데 말이 통하지 않으니 도와달라는 모텔 주인의 부탁을 받고 이들의 미국내 연고자들에게 전화를 걸어주고, 식당을 안내해 줬으며 이들 가족 7명이 시애틀로 갈 수 있도록 교통편까지 제공해줬다.

처음엔 상황도 자세히 모른 채 달려갔다는 남씨는 밀입국자들이 전혀 낯선 곳에 떨어져 두려워했으며 미국내 연고자에게 전화하는 방법조차 몰라 당황해 했다고 말했다.


특히 겨우 11개월 된 한 애기는 계속 보챘으며 다른 어린이 3명도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고 남씨는 말했다.

남씨는 이들 중 테네시주에 있는 연고자에게 전화해 비행기표를 구입한 후 시애틀에서 대기하도록 연락해줬으며, 뉴저지주에 연고자가 있는 다른 한 가족은 시애틀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연고자의 친구 집과 연결해 줬다.

남씨는“한국 사람들이 밀입국하다 이렇게 무더기로 붙들려 좁은 동네에서 창피하기도 했지만 죄 없는 어린이들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우연히 두 부부의 고향이 내 고향과 가까워 돕고 싶었다 ”고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식당 바텐더인 남씨는 평택 미군 부대에서 복무한 칼 카보누 상사와 결혼, 92년부터 오로빌에 거주하고 있다.

오로빌에는 남씨 외에「문스 너서리」를 운영하는 문홍석씨 가족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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