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최악의 전당대회

2000-08-1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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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는 올해 초 시애틀에서 세계 무역기구(WTO) 행사를 방해하며 난동을 부린 데모대원들이 LA로 몰려 올 것으로 예상돼 다운타운 일부 상인들이 철시하고 경찰이 비상경계 태세에 들어 가는등 경비가 강화되고 있다.
미 역사상 가장 폭력으로 얼룩진 전당대회를 꼽으라면 1968년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일 것이다. 이 해 8월 전당대회장 앞에서 벌어진 수만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은 TV 화면에 생생하게 잡혀 미국민들로 하여금 데모대와 공권력 모두에 대한 신뢰를 잃게 했다. 일부에서는 이 때 시위가 데모로 점철된 60년대의 절정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민주당은 폭력이 난무한 전당대회로 이미지가 실추되는 바람에 그해 닉슨에게 정권을 넘겨 줘야 했으며 경찰에 무자비하게 진압당한 좌파 세력이 지하 무장 투쟁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됐다.

그해 미국내에서는 킹목사와 로버트 케네디 대통령 후보가 암살됐으며 국외에서는 월맹의 텟 공세로 미국민들은 더 이상의 월남전 참전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반전 운동가들은민주당 전당대회가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할수 있는 호기로 여기고 전국에서 모여 들었으나 리처드 데일리 시카고 시장은 1만2,000명의 경찰 병력을 중무장하는 것으로 이에 대응, 대회기간 내내 벌어진 벌어진 시위로 수천명이 체포되고 부상당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시위를 주도한 탐 헤이든 (가주 상원의원)등 8명은 폭력 시위 기도 혐의로 기소돼(시카고 8 재판으로 유명함) 1심에서 5명이 유죄평결을 받았으나 항소심은 이를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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