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직하면 복이 와요.

2000-08-0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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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편지.

우리 노인 아파트에 98세 되신 줄리아 할머니(멕시코인)가 산다. 항상 미소 띤 얼굴에 머리도 단정하게 빗고 원피스 차림에 중간 높이 구두를 신고 매일 아침 방 앞, 계단 마당을 쓴다. 화분에 물도 주고 빨래도, 다리미질도 잘 한다. 언뜻 보기에는 80세 전후인 것 같다. 영어도 잘 하시고 아침마다 도착하는 LA타임스를 안경도 안 쓰고 잘 본다. 귀도 잘 들리고 아픈 데가 한 곳도 없다고 하신다.

무병장수란 단어는 이 줄리아 할머니의 것인가 보다. 주말이면 자손들과 나가 외식도 하고 또 좋아하는 물건들을 사 가지고 온다. 주일이면 성당에 가고 때로는 라스베가스도 다녀온다. 연세가 많은데 이토록 건강한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정직하게 살아온 것밖에 자랑할 것이 없어요. 정직하게 살면 복이 와요. 건강도 재물도 그리고 많은 축복도 온답니다”
우리 노인들이 줄리아 할머니처럼 건강하게 오래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줄리아 할머니는 정직으로 인한 아름다운 대가를 오늘도 마음껏 누리며 기쁘게 행복하게 살고 있다. 참으로 거짓없이 정직하게 사는 삶의 보상은 축복으로 오는가 보다.

우리는 때때로 결코 지우개로 지울 수 없는 거짓으로 인한 부끄러운 과거를 열심히 합리화하려고 한다. 거짓말은 우리 주위 사람들을 아프게, 슬프게 한다. 거짓 없는 정직한 세상에 산다면 얼마나 평안하고 행복하고 사랑과 아름다움, 고마움이 넘치는 기쁨의 세계가 될 것인가. 정직의 씨앗을 뿌린 곳에 축복의 꽃이 피는 분명한 진실 앞에서, “정직하게 살면 복이 와요” 하는 줄리아 할머니의 음성이 언제까지나 메아리쳐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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