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백하기를 좋아하는 시대/에너지 절약 절실하다

2000-07-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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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 of America

고백하기를 좋아하는 시대

조명이 밝은 방안에 2명의 경찰관이 형사피의자 1명을 놓고 서있다. 눈을 감고있는 피의자에게 미란다권리를 읽어주고 있는 여자 경찰관의 표정이 걱정어린 누이의 표정과 흡사하다. 갑자기 눈을 뜬 피의자가 술술 고백을 하기 시작한다.

지난주 대법원이 미란다권리를 재확인하는 판결을 내렸지만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오프라쇼의 영향인지 요즈음 피의자들은 너도나도 묵비권을 포기하고 고백하기를 좋아한다. 마치 자신이 전국에 중계되는 TV의 출연자로 착각하고 있는 듯 하다.


"도대체 내 의뢰인들은 왜 묵비권을 포기, 자승자박하는 것일까. 그만큼 순진한 탓일까"

나는 이따금 생각해본다. 의뢰인 한명은 검사가 "참 친절해보인다"는 이유로 변호사가 동석하지 않은채 모든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물론 ‘친절한’ 검사는 그가 털어놓은 이야기를 근거로 그를 기소했다. 많은 사람들이 미란다권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한 의뢰인은 "경찰이 나를 체포할 당시 미란다권리를 읽어주지 않았다"며 무죄로 풀려나가게 됐다고 좋아했다. TV를 통해 체포당시 미란다권리를 일어주지 않으면 기소할 수 없는 것으로 착각한 그는 경찰서에 와서 미란다권리를 읽어준 경찰관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 놓았다.

피의자들이 "어떻게 경찰에 말할 것인가" 생각하기 보다는 "어떻게 청중들의 관심을 끌 것이냐"라고 생각하게 만든 것은 모두가 TV토크쇼의 유행 탓이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가 있습니다"로 시작되는 미란다권리가 토크쇼의 주제음악으로 변질되고 있는 셈이다.

<에리카 펄,뉴욕타임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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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더 절약해야

지난70년대 두차례의 유류파동이 있었다. 원유가격이 20배가 뛰어 배럴당 40달러로 치솟았고 세계경제가 휘청거렸다. 개발도상국들의 타격이 특히 심했다. 경제나 정체되고 실업률은 치솟았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올랐고 오일수요는 곤두박질쳤다. 결국 산유국들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미국인들도 잊어버리고 있는 그같은 사실을 사우디아라비아는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3월 원유가는 10년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34달러37센트로 올랐다. 이번주초 현재 아직도 30달러 이상에 머물러 있다. 사우디는 배럴당 25달러의 원유가격이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적정선이라고 판단, 증산을 발표했다. 사우디는 1일 200만배럴 증산능력을 갖고있기 때문에 원유가 안정에 결정적 칼자루를 쥐고 있는 셈이다. 지난번 OPEC회의 2주일만에 내려진 사우디의 1일 70만배럴 증산결정은 다른 산유국들을 놀라게 했다. OPEC는 이번주말 알지에에서 모임을 갖는다. 격론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산합의가 이뤄지면 유가는 내려갈 것이다. 세계최대 석유소비국인 미국인들은 싼값에 계속 석유를 살수 있어 좋겠지만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된다.

현재 미국의 석유소비는 10년전에 비해 10%가 늘었다. 가장 큰 이유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유행탓이다. 바보같은 연방당국은 SUV를 승용차가 아닌 경트럭으로 분류, 형편없는 연료효율로도 판매될 수 있도록 해주었다. SUV의 연료효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우리가 70년대처럼 연료를 아끼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유류파동은 또다시 닥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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