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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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7-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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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

▶ 이제는 커뮤니티에 진 빚 갚아야

"남가주 한국학원이 부채를 모두 상환했다니 반가운 일입니다. 이제는 남가주 한국학원이 커뮤니티에 진 빚을 갚아야 할 때입니다"

남가주 한국학원이 재정적 어려움을 완전히 떨쳐 버리고 제2의 도약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는 발표가 나왔다. 전문 교육인을 새로 교육감으로 뽑아 앞으로는 교육감이 인사권과 행정권의 대부분을 갖는 교육감 책임체제로 운영한다고 한다.

과거 남가주 한국학원은 커뮤니티 성금과 한국 정부 지원금 등 적지 않은 기금을 조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방만한 경영과 멜로즈 중고등학교 설립의 무리한 추진 등으로 인해 빚더미에 올라앉았었다. 한때 교사들의 봉급을 못 주고 연방정부에 내야 할 세금이 연체되는 등 존폐기로의 위기까지 몰렸다. 결국 총영사관이 나서서 이사진을 전원 교체하고 범커뮤니티 차원의 한국학교 살리기 운동을 전개함으로써 6개월만에 다시 살아나게 된 것이다.


새로 임명된 교육감과 이사진이 명심해야 할 일이 있다. 공금이라고 흥청망청 써서는 안되며 위험부담이 큰 사업을 제멋대로 추진해서도 안된다. 수백만달러의 커뮤니티 모금과 한국 정부 지원금을 낭비한 멜로즈 중교교 설립과 같은 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크고 작은 일이 있을 때마다 공청회를 통해 커뮤니티의 의견을 수렴하고 객관적인 타당성 조사를 거쳐서 일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과연 자기 일이었다면 그런 식으로 일을 추진했을까요. 자기 자신의 돈을 투자해야 했다면 그같이 전망이 불투명한 사업에 매달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내 돈은 몇만달러도 아까운데 공금이라 하여 수백만달러씩 쏟아 붓는 행위는 무책임의 극치요 부도덕의 표본입니다"

남가주 한국학원 문제와 관련해 어느 독자가 보낸 편지의 내용은 새겨 들을 만하다. 그동안은 커뮤니티가 남가주 한국학원 일에 앞장서 왔지만 이제부터는 남가주 한국학원이 커뮤니티를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이 독자는 각 지역 한글학교에 순차적으로 자체 건물을 마련해 주고 주중에는 건물을 데이케어 센터, 성인 영어학교, 직업교육 센터 등으로 이용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그동안 "우리 돈으로 윌셔초등학교를 먹여 살려야 하느냐"고 불만을 표시해 온 각 지역 한글학교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도 괜찮은 제안인 것 같다. 큰집인 윌셔초등학교가 지역 한글학교에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지역 학교에서 걷은 등록금을 전용해서야 되겠는가. 각 지역 주말 한글학교가 명실공히 "미주 한인사회 뿌리교육의 산실"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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