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에게 더 각박한 한인사회

2000-06-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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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자 뉴스 칼럼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의 "사람 구하기 힘들다?"를 읽고 참 공감을 많이 했다. 나는 결혼을 해 한국에서 홀로 미국에 온 아내가 너무 외로울 것 같아 북가주에서 아내의 친지가 있는 LA로 이사를 왔다. 한국사람과, 식당, 병원, 한의원, 그리고 교회가 많아 놀랐다. 너무나 편리한 이곳 생활이 좋았다. 아내도 너무 좋아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에 접하기 시작했다.

가장 알 수 없는 것이 토요일 근무를 시키며 거기에 따르는 임금의 지불이 불분명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곳 첫 직장으로 법률 사무소에 일을 하게 됐는데 처음 인터뷰할 때 토요 근무에 대해서 이야기도 꺼내지 않았다. 나는 토요 근무는 긴급한 일이 있을 경우를 제외하곤 안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또 하더라도 그에 상응한 임금이 주어지거나 자발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근무 시작 며칠 후 금요일날 이 사무실에서는 격주로 토요일에 나와서 일하는데 "일하고 싶으면 나와서 일하라. 이건 순전히 개인 결정이다"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그 직장에 계속 있으려면 어떻게 토요일에 일을 안할 수 있겠는가? 변호사가 되어 법을 해석하는 사람이 이렇게 야비하고 교묘하게 토요일 근무를 임금도 주지 않고 시킬 수 있는 것일까?
얼마후 아내가 직장을 잡아 일을 다니는데 그 직장도 마찬가지로 토요일날 일을 시키는 것이었다. 싫으면 나가지 않을 수도 있다지만 어쩔 수 없이 다니고 있다. 그러나 너무 피곤해 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다. 토요 근무를 시키며 점심만 사장이 산다고 한다.


노동법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풀타임 근로자는 주 40시간 일하며 하루 8시간 초과시 오버타임 수당이 주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상식적으로 미국은 토·일요일을 휴일로 삼고 쉬든지 놀러 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인 직장의 토요 근무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금은 직장을 옮겨 일하고 있다. 토요 근무도 없고 여건도 훨씬 좋은 곳이다. LA 온지 얼마 안돼 잘 모르는지는 몰라도 한인 직장의 토요 무급 근무 풍토는 고쳐졌으면 좋겠다.


<김영석, LA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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