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英매체 “위트코프 특사, 우크라 헌법·국민투표 피할 방법으로 여겨”

6일 푸틴 대통령과 만난 위트코프 특사[로이터]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종전 모델의 하나로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점령 스타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통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1967년 요르단으로부터 서안을 점령해 사실상 통치하는 것을 모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에 자체 통치 기구를 두고 군사적, 경제적으로 통제하는 시나리오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이 같은 구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러시아 측 당국자 간 논의에서 제기됐다고 전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이 아이디어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헌법이라는 장벽을 우회해 우크라이나에서 국민투표를 치르지 않고 영토를 사실상 양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본다는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오는 15일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오르내리는 영토 양보론을 헌법과 우크라이나 여론을 이유로 들어 거부하고 있다.
이 시나리오대로면 공식적인 우크라이나 국경은 변치 않는다.
한 소식통은 "총독을 두고 경제 상황은 러시아로 들어가게 된다"며 "우크라이나가 절대 주권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여전히 우크라이나일 테지만, 현실은 점령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인정하지 않는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지난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역 점령이 불법이라고 판단하고 점령 행위를 가급적 빨리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유엔 총회는 같은 해 이를 반영한 결의안을 124개국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을 포함한 14개국은 반대했다.
미국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점령지가 처한 상황이 전쟁의 현실, 특히 다른 모든 국가가 러시아와 전투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를 거부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덧붙였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