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뼈대있는 차들은 `패밀리룩’을 보면 안다

2013-02-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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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유명 차종 ‘동일한 디자인 DNA’ 살펴보면

뼈대있는 차들은 `패밀리룩’을 보면 안다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출시된 렉서스의 신 모델들의 앞 모습. 세그먼트는 달 라도 렉서스의 스핀들 그릴이 적용된 디자인 철학을 느낄 수 있다. 위에서부터 LS 600, SI 250, GS 350, CT 200, RX 350, ES 350 모델.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세계 명차들이 앞 다투어 자회사의 DNA를 잘 표현할 수있는 패밀리 룩(Family Look)을 바탕으로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과거 같은 회사에서 출시하는 모델과 세그먼트에 따라 디자인이 차별화됐지만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과 정체성을 통일한 패밀리룩은 이젠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각 회사의 디자인 철학이 담긴 패밀리룩에 대해 알아봤다.

브랜드 고유의 외모 정체성 전 차종에 적용 `자부심’ 과시
BMW·벤츠 선구적, 최근엔 한국 현대·기아차도 `디자인 철학’
라디에이터 그릴서 개성 잘 나타나… 헤드램프·뒤태에도 적용

▲패밀리 룩


같은 회사의 차량의 경우 동일한 디자인 DNA를 갖도록 하는 것이‘ 패밀리 룩’이다. 패밀리룩이란 원래 가족끼리 같은 옷을 맞춰 착용하는 것을 뜻하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회사 고유의 자동차 디자인 특징을 표현하는 것이다. 패밀리룩은 라디에이터 그릴을 비롯해 라인의 일치, 헤드램프, 자동차 후면 등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보통 패밀리 룩이라고 하면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패밀리룩 디자인은 오랜 역사를 지녔으며 이를 처음 도입한 브랜드는 독일의 명차 ‘BMW’이다. BMW는 1930년대부터 ‘키드니 그릴’이라 불리는 라디에이터그릴을 적용했다. 이 그릴은 현재까지 이어지며 BMW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자리 잡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최초의 패밀리 룩은 자동차의 선구자인 코트리프 다임러가 고안한 머세데스-벤츠에 사용하고 있는 세 꼭지점 별과 장방형 라디에이터 그릴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유명 업체들의 패밀리룩

머세데스-벤츠는 20년대부터 차량마다 레디에이터 그릴의 정중앙 박힌 삼각별이나 후드 위에 붙은 삼각별로 최고급 차량 DNA를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이 패밀리룩은 벤츠의 성능과 안전성, 자부심으로 이어졌다.

BMW도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을 통해 패밀리룩을 정립시켰다. 사람의 신장 모양을 닮아 붙여진 키드니 그릴은 1933년에 출시된 BMW 303에 최초로 적용되었고, 이후 전 차종에 키드니 그릴을 사용했으며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우디의 경우 지난 2003년부터 뉴 A6에 싱글프레임 그릴로 자신들만의 독특한 다자인을 선보이면서 자동차 시장에서 강렬한 인상으로 많은 소비자들에게 인식되었다. A6에 최초로 적용된 모노프레임 그릴과 LED 데이라이트는 아우디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며 패밀리룩으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했다.

렉서스의 패밀리룩은 스핀들 그릴이 적용되었으며 전문가들은 이를 ‘엘피니스’라고 부른다. 렉서스는 지난 2011년 하이브리드 모델인 CT200h를 출시하며이후 출시되는 모든 차량의 디자인에 대해 패밀리 룩을 적용했다. 특히 최근에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RX, GS, ES, LS 등에 이어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IS모델에도 렉서스 특유의 DNA가 적용된다.


한때‘ 각의 볼보’라고 불릴 정도로 딱딱한 느낌의 디자인이었던 볼보는 1998년 출시한 S80부터 지금과 같은 곡선의 패밀리룩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특히 스웨덴 전통 목마의 등 곡선에서 따온 후미등의 디자인이나, 탑승자를 보호하기 위해 차문을 두껍게 만들면서 생긴 양쪽 앞문의 곡선이 볼보의 개성을 드러낸다. 캐딜락은 2002년 나온 중형세단 CTS를 시작으로 날카로운 직선의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곧은 직선과 각을 활용해 젊고 역동적인 느낌을 살렸다.

이외에도 4개의 헤드라이트에서 보닛의 곡선으로 이어지는 ‘라이온스 라인’을 채택한 재규어와 원형의 라이트를 차체 앞 양쪽의 사각형 틀 안에 모아둔 랜드로버, 고양이의 날렵함과 우아함을 차용한 ‘펠린 룩’ (Feline Look)의 푸조, 격자무늬의 그릴을 사용한 GM 등은 신차를 봐도 브랜드를 간파할 수 있을 정도로 패밀리룩을 발달시켰다.

▲한국차도 패밀리룩 적용

한국차의 패밀리 룩을 이끈 회사는 바로 기아차다. 기아차는 디자인 경영을 목표로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인 피터슈라이어를 영입해 가장 큰 성과인 패밀리룩을 탄생시켰다. 기아차의 패밀리룩은 옵티마를 시작으로 최근 출시한 신형 스포티지까지 호랑이 입과 코를 형상화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완벽하게 기아의 패밀리 룩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패밀리룩을 적용한 차 종중 하나인 소울은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상을 수상하는 등 단순히 패밀리 룩을 만든 것에 그치지 않고 기아 자동차의 전체적인 디자인수준 또한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2009년 쏘나타와 제네시스 출시를 통해 이후 출시되는 차량마다 플루이딕 스컬프처와 6각형 모양의 헥사고날 그릴을 적용해 현대만의 고유 디자인을 통해 패밀리룩을 완성시켰다. 특히 최근에 출시된 신형 싼타페의 경우 현대 특유의 전면부인 육각형 헥사고날 그릴을 계승해 내·외부 디자인이 낯설지도, 매우 새롭지도 않는 익숙함을 강조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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