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브로커 A씨를 체포해주세요”
2012-06-16 (토)
LAㆍ뉴욕 등서 워싱턴주 운전면허 피해자 모임 결성
인터폴도 수사 나설 채비
<속보> 한인 불법체류자들을 대상으로 워싱턴주 운전면허를 따주겠다며 돈을 받아 가로채는 사기행위(본보 4월19일자 1면 보도)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시애틀지역 특정 브로커로부터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이 모임을 결성하고 나섰다.
LA의 한인 Y씨는“캘리포니아 운전면허 유효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워싱턴주 운전면허로 바꿀 수 있다”는 시애틀지역 브로커 A씨의 말에 속아 500달러를 먼저 송금했다가 이후 연락이 두절돼 돈을 뜯겼다고 하소연했다.
Y씨는 “한국일보 기사가 나간 뒤 A씨에게 피해를 당했다는 사람들이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LA, 뉴욕, 텍사스 등지의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인터넷에서 모임을 결성, 피해자 추가 모집 및 공동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고 밝혔다.
시애틀지역에서 이름이 알려져 있는 브로커 A씨는 인터넷 등에‘체류신분 관계없는 워싱턴주 운전면허’라고 광고를 내 불체자 등을 대상으로 고객을 모집한 뒤 상당수 고객에게 수수료만 받고 면허증을 발급 못해준 채 연락을 두절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뉴욕의 불체자 K씨는 A씨를 통해 워싱턴주 운전면허를 취득하려고 지난달 시택공항에 도착했다가 분을 삭이지 못한 채 돌아가야 했다. A씨에게 거주증명 서류마련 명목으로 800달러를 준 뒤 연락이 끊어졌다가 간신히 연락이 됐는데 “통역관이 필요할 테니 준비하겠다”는 말을 듣고 정해진 날짜에 비행기를 타고 시애틀을 찾았지만 A씨도, 통역관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K씨는 어쩔 수 없이 혼자 운전면허 심사관과 인터뷰를 했지만 통과하지 못하고 뉴욕으로 돌아가면서 본보에 전화를 걸어 “A씨를 체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A씨로부터 당한 피해자가 속출하자 인터폴도 수사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인 피해자 P씨는 “워싱턴주 운전면허 취득을 위해 지금까지 1,700여 달러를 A씨에게 줬지만 환불도, 연락도 안되고 있다”며 “A씨로부터 당한 사기 피해자를 모집하겠다고 인터넷에 알리자 한국 인터폴에서 수사를 하겠다며 협조를 요청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 인터폴이 공조 수사를 통해 워싱턴주 운전면허 취득과 관련한 사기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워싱턴주 운전면허 브로커였던 L씨는 “워싱턴주가 불체자에게도 운전면허증을 발급해주는 것은 현재 주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지, 다른 주에서 찾아와 가짜 서류를 만드는 사람에게도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주 현지에 사는 것처럼‘보이기 위한’서류를 만드는 것은 이미 불법 서류위조에 해당한 만큼 브로커의 말만 믿고 요행을 바라다간 운전면허를 따려다 추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형우기자 leehw@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