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금융부자들의 ABC 노하우

2026-06-01 (월) 12:00:00 패트릭 김 EMP 파이낸셜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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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부자들의 ABC 노하우

패트릭 김 EMP 파이낸셜 공동대표

오늘날의 금융은 단순히 ‘돈을 맡기고 수익을 기대하는 시대’를 넘어섰다. 한 사람의 은퇴, 가족의 미래, 자녀 교육, 예상치 못한 질병과 사고, 그리고 세대 간 자산 이전까지.. 진정한 재정 설계는 유행이나 타인의 추천이 아닌, 개인의 삶의 방향과 가치관, 장기적인 안정성을 토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경제 환경의 변동성이 커지는 시대에는 ‘얼마를 버느냐’보다 ‘어떻게 지키고 성장시키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재정의 성공은 단 한 번의 선택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오늘의 작은 결정들이 켜켜이 쌓여, 오랜 세월 후 가족의 안정과 삶의 품격을 만들어간다. 금융부자들은 이 사실을 일찌감치 깨닫고 공통된 원칙을 실천해 왔다. 필자는 그 핵심을 세 가지로 압축해 ‘ABC 노하우’라 부른다.

A.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는 집을 구매하듯이 하라- 진정한 자산관리는 상품을 고르는 일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나와 가족의 삶을 먼저 깊이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집을 구매할 때를 떠올려보자. 신혼부부와 은퇴 부부의 선택 기준은 전혀 다르다. 자녀 교육 환경을 우선하는 가정과 출퇴근 거리를 중시하는 가정의 입지 조건도 다르다. 사람들은 집 앞에서 놀라울 만큼 신중해진다. 입지와 구조를 따지고, 계약서 한 줄까지 꼼꼼히 확인한다. 평생 모은 자산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는 어떨까. “요즘 많이 가입한다”는 한마디에 결정하거나, 지인의 추천만 믿고 서명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금융상품은 냉장고나 자동차처럼 한 번 사고 끝나는 소비재가 아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재무 성향은 충분히 점검하지 않은 채 상품부터 찾는다. 이는 설계도 없이 집부터 짓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좋은 금융상품이란 단순히 수익률이 높은 상품이 아니다. 나의 삶의 목적과 시간 지평, 가족의 계획, 그리고 감당 가능한 위험 수준에 꼭 맞는 상품이다. 결국 금융의 핵심은 ‘상품’이 아니라 ‘적합성’이다.

B. 수술 전문의를 선택하듯 재정전문가를 검증하라- 재정전문가를 선택하는 일은 단순히 금융상품 구매를 도와줄 대리인을 정하는 과정이 아니다. 오히려 큰 수술을 앞두고 집도의를 결정하는 과정에 더 가깝다. 중요한 수술을 앞두면 사람들은 여러 병원을 비교한다. 의사의 전문 분야와 수술 경력, 자격과 평판, 실제 환자 사례까지 꼼꼼히 따진다. 그 결정이 자신의 건강과 가족의 삶을 좌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금융도 역시 다르지 않다. 누구를 만나 어떤 조언을 받느냐에 따라 은퇴 시점이 달라지고, 자녀 교육 계획의 안정성이 흔들리며, 노후의 삶 전체가 달라질 수 있다.

재정전문가를 선택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기준은 다음과 같다. 관련 자격증과 전문 경력이 충분한가, 어떤 분야에 실질적인 강점이 있는가, 업계에서 윤리성이 검증된 평판을 갖추고 있는가. 고객의 삶 전체를 이해하려 하는가. 단기 판매보다 장기 관계를 우선하는가. 시장이 흔들릴 때도 원칙을 지킬 수 있는가. 좋은 재정전문가는 상품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고객의 삶 전체를 함께 설계하는 동반자이어야 한다.

C. 자녀를 키우듯 부를 키워라- 금융부자들은 자산을 단기 게임처럼 대하지 않는다. 자녀를 키우듯 긴 시간과 꾸준한 관심으로 자산을 관리한다. 부모는 아이가 하루아침에 자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 조급함보다 꾸준함이 중요하고, 순간의 성과보다 올바른 방향이 더 중요하다는 것도 안다.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시장의 단기 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오랜 시간 원칙을 지키며 자산을 키워나가는 사람이 결국 더 큰 부를 일군다. 좋은 부모가 아이를 매일 남과 비교하지 않듯, 좋은 투자자 역시 하루하루의 수익률에만 집착하지 않는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금융을 지나치게 단기적인 게임으로 접근한다는 점이다. “이번에 얼마 벌었나”에 집중할 뿐, “어떤 구조로 자산을 키우고 있는가”는 놓친다. 진짜 부(富)는 단 한 번의 성공 투자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올바른 선택을 반복하고, 위험을 관리하며, 시간을 견뎌내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형성된다. 결국 금융의 본질은 ‘숫자’가 아니라 ‘삶’이다.

지금 이 순간, ABC 노하우를 떠올리며 자신의 재정을 돌아보는 것? 그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가 금융부자들에게 배울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첫걸음이다.

문의 (213)249-2627

이메일: patrickkim@empfn.com

<패트릭 김 EMP 파이낸셜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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