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호주 연구팀 “지역별 치료 격차도 커…국제 공조·지속적 투자 필요”
전 세계 정신질환자 수가 1990년 이후 거의 두 배로 증가해 약 12억명에 이르며, 정신질환이 전 세계 장애생존연수(YLDs)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 산하 보건계량평가연구소(IHME)와 호주 퀸즐랜드대 연구팀은 22일 의학 저널 랜싯(Lancet)에서 1990~2023년 전 세계 204개 국가·지역의 정신질환 부담을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논문 제1 저자 겸 교신저자인 퀸즐랜드대 데이미언 산토마우로 교수는 "정신질환 증가 추세는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스트레스 영향뿐 아니라 빈곤, 불안정, 학대, 사회적 연결성 약화 같은 장기적 구조 요인들을 반영할 수 있다"며 "취약층 지원을 위한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신질환은 건강 손실과 인간적 고통을 초래하는 흔한 질환으로, 환자 가족과 보호자에게 부담을 주고, 생산성과 노동시장 참여를 떨어뜨리며, 복지와 정신건강 서비스 수요를 증가시켜 정부에도 부담을 준다.
연구팀은 세계 질병·손상·위험요인 부담 연구(GBD) 2023 자료를 이용해 1990~2023년 25개 연령군, 21개 지역, 204개 국가·지역에 대해 불안장애와 주요우울장애(MDD), 조현병, 자폐스펙트럼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 12개 정신질환 유병률과 질병 부담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23년 전 세계 정신질환 유병자 수는 여성 6억2천만명과 남성 5억5천200만명 등 11억7천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이는 인구 10만명당 연령표준화 유병률이 1만4천210.7명에 해당하는 것으로, 1990년보다 유병자 수가 95.5% 증가하고, 연령표준화 유병률은 24.2% 상승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또 질병이나 장애로 건강하게 살지 못한 기간과 조기 사망으로 잃은 생존 연수를 합산한 장애보정생존연수(DALYs)가 2023년 전 세계적으로 1억7천100만에 달해 전체 질병 부담 원인 중 다섯 번째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기간인 장애생존연수(YLDs)에서 정신질환이 전체 YLDs의 17.3%를 차지해 심혈관질환과 암, 근골격계 질환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또 불안장애는 전체 304개 질병·손상 중 부담 순위 11위, 주요우울장애는 15위를 기록, 질병 부담이 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19년 이후 주요우울장애 연령표준화 유병률이 24%, 불안장애는 47% 증가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증가 폭이 커졌다고 밝혔다.
정신질환 부담은 특히 청소년과 여성에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정신질환 연령표준화 DALY 비율은 15~19세에서 가장 높았고, 여성은 인구 10만명당 2천239.6 DALY로 남성(1천900.2)보다 부담이 훨씬 컸다.
지역별로는 오스트랄라시아와 서유럽 같은 고소득 지역에서 정신질환 부담률이 높게 나타났고, 서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도 정신질환 부담 증가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주요우울장애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는 비율이 호주와 캐나다, 네덜란드 등 일부 고소득 국가는 30%를 넘는 반면 90개국에서는 치료 접근율이 5%에도 못 미쳐 정신질환 치료 격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중·저 소득 국가에서 정신건강 서비스 접근성을 확대하고 조기 치료와 예방 중심 정책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 세계 정신건강 향상을 위한 국제적 공조와 정신건강 시스템에 대한 지속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출처 : The Lancet, Damian Santomauro et al., 'Updated trends in the global prevalence and burden of mental disorders, 1990-2023: a systematic analysis for the 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 2023',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26)00519-2/fulltext.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