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셸 스틸, 상원 인준 청문회… “한미일 간에 매우 강한 동맹 필요”
▶ 농산물 비관세 장벽 지적엔 “韓정부와 논의”…대미투자 계획 점검 의지도

인사청문회 출석한 주한 미국 대사 후보자 미셸 박 스틸[로이터]
미셸 스틸(70·한국명 박은주) 주한 미국 대사 후보자는 20일 쿠팡 등 한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들이 차별받아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틸 후보자는 이날 워싱턴DC의 연방 상원 외교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쿠팡 등 미국 기업이 한국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해달라는 일부 의원의 요청에 "챙겨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한미 정상 간 통상·안보 합의 내용이 담긴 조인트 팩트 시트(공동 설명자료)를 거론하며 "미국 기업이 차별받아선 안 되며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을 것임이 분명히 명시돼있다"며 "제가 인준을 받는다면 그 점을 분명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 있는 모든 한국 기업이 (미국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 만큼, 한국에 있는 미국 기업들도 한국 기업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빌 해거티(공화·테네시)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해거티 의원은 쿠팡을 거론하며 "일부 미국 기술 기업이 한국에서 차별받는듯한 모습이 우려스럽다"며 "미국 기업들, 특히 기술 기업이 한국 기업들뿐만 아니라 예를 들어 중국 기업과 비교해서도 어떠한 방식으로든 차별적인 대우를 받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스틸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도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미국 기업들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누리는 것과 동일한 시장 접근권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피트 리게츠(공화·네브래스카) 의원은 미국 농산물에 대한 한국의 비관세 장벽과 미국산 대두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축소 문제 등을 지적하며 한국의 '비관세 장벽 완화' 약속이 지켜지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자 스틸 후보자는 "대두를 비롯한 농산물 관련 무역 문제에 대해선 제가 인준된다면 한국 정부 및 관련 무역 현안을 담당하는 관계자들과 직접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스틸 후보자는 한미가 합의한, 3천500억달러 규모 한국의 대미 투자계획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그것이 정확히 어디서 나오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해 투자 재원과 구체적 이행 방안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또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가 500억 달러를 넘는 상황이라며 자신이 인준된다면 미국의 대(對)한국 수출을 늘릴 방안에 대해서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진 샤힌(민주·뉴햄프셔) 의원은 한국의 대미투자액 3천500억달러의 구체적 용처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하며 관련 정보를 상원 외교위원회와 투명하게 공유해달라고 요청했고, 스틸 후보자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스틸 후보자는 제임스 리시(공화·아이다호) 위원장이 남북한의 극명한 정치·사회·경제 격차를 거론하며 이에 대한 견해를 묻자 자신의 부모가 북한 실향민 출신인 점을 거듭 언급하며 "북한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지 우리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미국, 일본, 한국 간의 매우 강력한 동맹이 필요하다"며 "이는 단순히 한국을 보호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틸 후보자는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70년 넘게 이어져 온 (미국과) 한국의 동맹을 강화함으로써 (나의) 헌신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미 동맹은 동북아의 평화, 안보, 번영을 지탱하는 핵심축 역할을 해왔다"며 "주한미군 2만8천500명을 주축으로 하고 미국의 확장 핵 억지력으로 강화된 우리의 공동 방위태세는 여전히 철통같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스틸 후보자를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했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스틸 후보자는 1975년 미국으로 온 이민자 가족 출신으로,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선출 위원,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행정책임자) 등을 역임한 뒤 지난 2021년부터 4년간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스틸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를 거쳐 외교위와 상원 전체회의에서 인준안이 통과돼야 대사로 부임할 수 있다. 현 주한대사 자리는 전임 바이든 정부에서 임명된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가 작년 1월 이임한 이후 1년 넘게 비어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