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만 순자산 181조 증가
▶ 일 거래량·거래대금도 폭증
▶ 상품별 증가액 톱5 모두 국장
코스피가 장중 사상 첫 8000에 도달한 가운데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도 전례 없는 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국내 대표 지수형·반도체 상품을 중심으로 주가 상승과 자금 유입의 수혜가 맞물리며 시장 확대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전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 총액은 478조4,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5일 사상 처음으로 400조 원을 돌파한 뒤 약 한 달 만에 70조 원 넘게 증가했다.
연초(1월 5일) 300조 원을 돌파한 후 400조 원까지 확대되는 데 100일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 속도가 한층 가팔라진 셈이다.
올해 ETF 순자산 증가액은 총 181조2,899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분(25조3,536억원)의 7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빠르게 달아오르는 투자 열기에 거래 규모도 폭증하고 있다. 5월 ETF 일평균 거래량, 거래 대금은 약 88억 좌, 29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8배, 8.7배씩 증가했다.
올 들어 순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ETF 1~5위는 모두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이었다.
‘KODEX 200(14조9,771억원)’과 ‘TIGER 반도체TOP10(11조1,857억원)’은 반년도 안 돼 순자산이 10조 원 넘게 불어났으며 ‘TIGER 200(6조3,375억원)’ ‘KODEX 레버리지(6조1,088억원)’ ‘KODEX 반도체(5조5,150억원)’ 등도 빠르게 덩치를 키웠다.
ETF 운용사들의 성장 속도에 불이 붙으면서 이들의 순위 경쟁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KB자산운용은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의 흥행에 힘입어 이달 6일 약 8개월 만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제치고 ETF 순자산 기준 3위를 탈환했다.
이후에도 양 사는 좁은 격차 속에서 치열한 접전을 이어가는 중이다. 시장점유율이 40%에 육박한 삼성자산운용은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으며 순자산 규모 190조3,506억원을 기록하면서 첫 ‘ETF 200조 운용사’ 타이틀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편 ETF 시장 내 반도체 대장주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편입한 ETF는 각각 390개, 386개로 집계됐다(중복 포함). 편입 추정 금액은 각각 106조5,047억원, 95조1,814억원 수준이다.
올해 신규 상장한 ETF 57개 중에서 두 종목을 동시에 편입한 상품도 15개로 약 26%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이달 말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추가 자금 유입의 촉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ETF의 온기가 다른 업종으로 확산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박유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리레이팅을 주도한 업종은 반도체지만 개별 ETF 수급과 상승 모멘텀을 고려했을 때 전력 설비, 태양광 등 더 강한 테마들도 많았다”며 “다음으로 관심이 필요한 섹터는 자동차 업종으로 수급 요인을 고려했을 때 반도체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