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군사독재 해외에 알리는데 핵심적 역할
▶ 북미 한인인권위 활동, 세계 노동인권 운동 선구자

북미한인인권위원회 전 사무국장 패리스 하비 목사가 2016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민주주의 국제연대’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감리교회 뉴스>
연합감리교회(UMC) 목사이자 선교사이며 국제적 인권운동가로서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한 패리스 하비(Pharis Harvey) 목사가 2026년 4월 16일 캘리포니아에서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하비 목사는 강단을 넘어서는 사역, 신앙과 정의, 그리고 국제적 연대가 만나는 지점에서 평생을 헌신한 목회자일 뿐 아니라 세계 인권운동의 주요 인물로 널리 인정받았다.
연합감리교회 뉴스에 의하면 하비 목사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전후, 북미한인인권위원회(North American Committee on Korean Human Rights)의 운영 책임자로 활동했다. 그는 당시 한국 내 정보가 엄격히 통제되던 상황 속에서, 뉴스레터와 국제 네트워크를 통해 광주 상황을 포함한 한국의 군사독재 시기의 현실을 북미와 유럽 전역에 알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또한 1981년 미 하원 국제관계및인권소위원회에서 계엄군의 폭력적 진압, 삼청교육대에서의 인권침해, 언론과 노동에 대한 억압을 상세히 밝혔다. 그의 증언은 한국의 인권 상황에 대한 미 의회의 관심과 개입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활동은 한국의 실상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민주적 개혁을 위한 국제적 압력을 형성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그는 또한 훗날 대한민국 대통령이 된 김대중을 포함한 정치범들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해외 기록 연구자인 최용주 박사는 “하비 목사는 군사정권 시기 외부 세계와 연결되는 중요한 통로 역할을 하며, 광주의 참상을 국제사회에 알렸다. 그의 공헌은 국제 연대의 역사 속에서 재조명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뉴욕 후러싱 제일연합감리교회의 김정호 목사는 “ 한국 민주주의 과정에서 패리스 하비 목사님이 안 계셨다면, 한국 민주화 운동이 오늘과 같은 성과를 이루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그의 영향력을 강조했다. 김 목사는 이어 “하비 목사는 개인을 넘어 오늘의 대한민국 민주주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하비 목사는 세계 노동 인권 운동에서도 선구적인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세계노동정의(Global Labor Justice )의 창립 사무총장을 지내며, 무역 정책과 노동자 보호를 연결하는 국제적 전략 수립에 기여했다. 세계노동정의는 성명을 통해 그의 삶이 오늘날까지도 깊은 영감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하비 목사는 또한 공정노동협회(Fair Labor Association) 설립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1999년부터 2009년까지 이사로 활동했다. 이 단체는 한국 민주화 운동과 세계 인권 공동체를 연결한 가교로 평가받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하비목사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헌신을 기려, 2020년 6월 10일, 6•10 민주항쟁 33주년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모란장(Moran Order of Civil Merit)을 수여했다.
연합감리교 오하이오 감독구(Ohio Episcopal Area)의 정희수 감독은 “하비 목사님은 정의와 평화를 위한 일에 헌신하고, 코리안 아메리칸과 북미 인권운동을 위해서도 일했다 . 또 한반도 화해를 위해 언제나 기회 있을 때마다 의견과 연대의 기도를 해주던 참으로 귀한 평화의 일꾼을 잃었다.”면서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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