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소한 위반’ 빌미로 경찰 교통검문 금지?

2026-05-08 (금) 12:00:00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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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시의회 “인종차별적”
▶ 조례안에 경찰은 반발
▶ “총기·마약 단속에 필수”

LA 시의회가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른바 ‘구실성 교통 검문(pretextual traffic stops)’에 대한 제한 강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이 경미한 위반 사항을 명분으로 운전자나 보행자를 세운 뒤 다른 범죄 혐의를 조사하는 관행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7일 LA 타임스에 따르면 LA 시의회는 지난 6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관련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조치는 즉각적인 LA 경찰국(LAPD)의 정책 변경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민간 감독기구인 LA 경찰위원회에 새로운 제한 지침 채택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LA 시의회는 경찰이 깨진 후미등이나 등록 스티커 만료 등 경미한 위반만을 이유로 운전자를 정차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요구했다. 다만 공공 안전에 중대하고 즉각적인 위험이 있는 경우는 예외로 두도록 했다. 이번 표결은 경찰의 교통 단속 과정에서 흑인과 라티노 운전자들이 과도하게 표적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현재 LAPD는 지난 2022년부터 경미한 위반을 이유로 차량을 정차시킬 경우 경찰관이 바디캠에 보다 중대한 범죄 혐의를 의심한 이유를 직접 녹화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이러한 조치만으로는 인종 편향적 단속을 막기에 부족하다고 주장해왔다.

캐런 배스 LA 시장도 표결 직후 성명을 통해 “새로운 정책 시행과 경찰 교육을 위해 경찰위원회 및 짐 맥도널 LAPD 국장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LAPD와 경찰노조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짐 맥도널 국장은 해당 단속 방식이 총기·갱단·마약 범죄 수사에 필수적인 도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방 대법원도 이러한 단속이 합헌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며 “공공안전을 위한 중요한 수사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교통안전 전문가들도 최근 몇 년간 LA시의 교통사망자가 살인사건 수를 넘어서는 상황을 언급하며 난폭운전에 대한 단속을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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