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모님 모시고 임대수익까지”… 가주 ADU(부속 주거 단위) 신축 열풍

2026-05-06 (수) 12:00:00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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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등 남가주 다세대 매물↑
▶일반 주택보다 65% 높은 가격
▶수익형 부동산으로 ‘투자 봇물’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 ‘인기’

“부모님 모시고 임대수익까지”… 가주 ADU(부속 주거 단위) 신축 열풍

가주 주택시장에서 ADU 투자가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LA 지역 ADU가 포함된 단독주택 전경. [로이터]

캘리포니아 주택 시장에서 ‘별채’(ADU·부속 주거 단위)가 더 이상 사치가 아닌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치솟는 집값과 보육비 부담 속에 여러 세대가 한 지붕 아래 사는 ‘다세대 거주’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른바 ‘할머니 방’ ‘시부모 방’이 주택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5일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3세대 이상이 함께 거주하는 가구는 약 400만가구로 전체의 4.5%를 차지한다. 2019년 대비 증가한 수치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이 흐름의 중심이다. 하와이 호놀룰루(12%)를 제외하면 리버사이드(10.9%), 스톡턴(10.1%), 베이커스필드(8.8%) 등 상위권 대부분이 캘리포니아 도시로 채워졌다.

시장에서는 이미 변화가 체감된다. 2025년 기준 ‘할머니집’, ‘ADU’, ‘별채’ 등을 포함한 다세대 주택 매물은 전체의 6%를 넘어섰다. 이들 주택은 일반 주택보다 평균 65% 높은 가격이 붙지만, 온라인 조회수는 13% 더 많고 판매 속도도 빠르다. 수요가 가격을 압도하는 구조다.


특히 캘리포니아 주요 도시에서는 ADU가 사실상 표준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LA의 경우 다세대 주택 매물 비중이 24%에 육박하며, 샌디에고(22.7%), 샌호제(18%), 샌프란시스코(17.4%)도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한 ‘생활 방식 변화’가 아니라,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아시아계·히스패닉계 커뮤니티에 뿌리 깊은 가족 중심 문화, 감당하기 어려운 주택 가격, 그리고 ADU 규제 완화 정책이 맞물리며 시장을 밀어 올리고 있다. 실제로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일반 주택과 다세대 주택 간 가격 차이가 1.6%에 불과할 정도로 격차가 좁다.

고소득층의 접근 방식은 더 전략적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ADU가 ‘수익형 자산’으로 활용된다. 별채를 임대해 주택담보대출 부담을 상쇄하거나, 부모 세대를 위한 독립 공간으로 활용하는 ‘단계적 거주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 여러 가족이 자금을 모아 사라토가, 쿠퍼티노 등 최고급 학군 지역에 공동 투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개별적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이지만, 다세대 구조를 통해 자산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전략이다. 팔로알토와 우드사이드 같은 최고급 시장에서는 이러한 별채 유무가 주택 판매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됐다. 가족 단위로 수개월씩 머무는 해외 투자자나 IT 기업 임원들에게 ADU가 딸린 주택은 압도적인 유동성과 매력적인 선택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최근 공급되는 ADU는 과거의 ‘차고 개조형’과는 차원이 다르다. 스마트홈 시스템과 독립 냉난방을 갖춘 ‘집 안의 집’ 형태로 진화하며, 고급 주택의 핵심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반면 미 중서부와 남부 지역은 상황이 다르다. 디트로이트, 클리블랜드 등은 다세대 주택 비율이 2~3% 수준에 불과하지만, 희소성으로 인해 가격이 최대 120%까지 프리미엄이 붙는다. 공급 부족이 가격을 끌어올리는 전형적인 구조다.

결국 ADU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으로 바뀌고 있다. 주거비 부담을 나누고, 자산을 늘리며, 가족 구조 변화까지 흡수하는 ‘복합 해법’으로 진화한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캘리포니아에서 ADU는 더 이상 옵션이 아니라 집값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며 “앞으로 주택 시장은 ‘얼마나 큰 집인가’가 아니라 ‘몇 세대가 살 수 있는 구조인가’로 평가 기준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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