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쟁도 못 막는 AI열풍… 데이터센터 일자리 창출 주도

2026-05-06 (수) 12:00:00 서울경제=윤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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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가·IT, 미경제 V자 반등 낙관

▶ 제조업 부활·전력망 현대화 기대
▶ 젠슨 황, 전력 인프라에 투자 예고
▶ AI의 고용 잠식 우려에는 선 그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세계경제가 불확실성에 빠진 가운데서도 뉴욕 월가와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리더들은 인공지능(AI) 혁신에 힘입어 미국의 경제만큼은 가파른 성장을 구가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들은 특히 천문학적인 AI 투자로 미국의 제조업, 에너지 산업 등이 부활하면 일자리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4일 LA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6’은 금융과 헬스케어 중심이던 기존과 달리 전쟁과 AI가 단연 화두였다.

‘AI 시대의 리더십’을 주제로 연단에 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는 미국이 산업화를 재개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이고 시장의 힘을 활용해 앞으로 4~5년간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AI를 계기로 미국의 노후 전력망도 현대화할 수 있다”면서 전력 인프라에 대한 투자 의지도 내비쳤다. 황 CEO는 “우리가 인프라에 1달러 투자하면 투자자들은 신뢰를 기반으로 9달러를 추가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황 CEO는 또 ‘H200’ 등 자사 AI 칩의 대(對)중국 수출 제약과 관련해서는 “수출을 극대화하고 수익을 늘려야 국가 안보와 경제 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며 정치적 해결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그는 AI의 전쟁 도구화를 놓고 앤스로픽과 미 국방부가 벌인 갈등에 대해 국방부의 손을 들었다.

황 CEO는 “정부가 기술을 올바르게 쓸 것이라고 전적으로 믿는다”면서 “제 신념은 미국 정부가 국가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기술을 쓰기로 결정했으며 그것이 합법적이고 국가 안보를 위한 일이라면 전시에 그 기술을 사용해도 되는지 저에게 묻지 않기를 바랄 것”이라고 언급했다.

행사에 참석한 기술기업(빅테크) 경영진은 AI가 일자리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에 강하게 선을 그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루스 포랫 사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데이터센터 일자리 1개로 9개의 새 일자리가 파생돼 창출된다는 점은 사람들이 잘 모른다”고 강조했다.

메타의 디나 파월 매코믹 부회장도 “페이스북·인스타그램·스레드 등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2억 개의 중소기업이 AI를 활용해 엄청난 수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월가의 주요 인사들은 중동 사태에도 최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듯 미국 경제가 전쟁만 지나가면 AI 투자를 발판으로 한 반등을 기대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왈리드 알 모카랍 알 무하이리 무바달라투자공사 부대표는 “AI 인프라와 에너지, 의료 산업을 바탕으로 미국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19 대유행 이후와 같은 강력한 ‘V자’ 회복을 거칠 것으로 믿는다”며 “그것이 우리의 자산 포트폴리오 약 3800억 달러 가운데 44%를 미국에 둔 이유”라고 설명했다.

존 그레이 블랙스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유가를 제외하면 지난주 빅테크들이 7500억 달러의 AI 자본 지출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몇 년 동안 수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우리 회사 데이터센터 현장 직원도 지난해 1만 명에서 올해 말 4만 명으로 늘 예정인데 앞으로 5년간 블루칼라(생산직) 일자리 증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권했다.

<서울경제=윤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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