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주 ‘시가보다 싸게’ 가격 제한
▶ 함평, 요금 사전 공개 ‘착한 숙박’
▶ 제주·창원 등 논란·적발 시 퇴출
▶ ‘용량 꼼수’ 등 실효성 우려 여전
▶ “모범상인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축제의 계절 5월을 앞두고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반복되는 '바가지요금' 논란 차단에 본격 나섰다. 터무니없이 비싼 음식값과 숙박비가 축제 이미지를 훼손하고 관광객 이탈로 이어진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단순 권고를 넘어 '가격 상한제' 등 강력한 제재까지 동원하는 흐름이다.
축제 현장에서 가격 통제가 눈에 띄게 강화되고 있다. 울산 울주군은 5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리는 옹기축제에 시중가보다 낮은 가격을 원칙으로 하는 음식 가격 관리제를 도입했다. 먹거리 장터 주요 메뉴인 소시지·핫바는 3,000원, 떡볶이 5,000원, 해물부추전 8,000원, 한우국밥 9,000원 등 옹기삼겹살(1만5,000원)을 제외한 대부분 메뉴를 1만 원 이하로 제한했다. 축제를 주관하는 울주문화재단은 봉사단체 중심 운영과 입점 조건 협의를 통해 가격 인하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전국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전북 남원시 춘향제(4월 30일~5월 6일), 강원 정선군 로컬푸드 축제(5월 1~3일) 등도 주요 먹거리를 1만 원 이하 가격대로 구성했다.
2023년 '어묵 한 그릇 1만 원'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전남 함평군도 대응 수위를 높였다. 5월 5일까지 열리는 나비대축제 기간 동안 음식점 가격 표시제와 물가 단속을 강화하고, 지역 숙박업소 22곳과 협약을 맺어 '착한 숙박 요금제'를 시행한다. 참여 업소는 요금을 사전에 공개하고 적정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으며, 군은 이들 업소를 우선 홍보하고 할인 정책과 연계해 체류 비용 부담을 낮출 계획이다.
전남 함평군이 제28회 함평나비대축제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해 4월 23일 관내 숙박업소와 ‘착한 숙박 요금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함평군 제공
제재 강도 역시 높아지는 추세다. 제주도는 바가지요금 등으로 논란이 된 축제를 도 지정 축제에서 퇴출하고, 최대 3년간 재선정 평가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보조금 지원율도 50% 이하로 제한하는 등 강한 벌칙을 주는 방식이다. 경남 창원시·진주시도 가격표 미게시나 부당요금 적발 시 즉시 퇴출 조치를 시행하고, 반복 위반 시 영업정지 처분까지 할 방침이다. 경기도는 관람객 10만 명 이상 축제를 대상으로 물가 안정 대책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관리 기준을 강화했다.
각 지자체는 축제 개막 전부터 입점 상인 교육과 가격 사전 공지, 현장 점검을 병행하고 있다. 전북 군산시는 민관 합동 점검반을 투입해 가격 표시제 준수 여부와 위생 상태를 점검하고, 충남 태안군은 바가지요금 신고소를 운영하며 가격·원산지 표시 이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다만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는 여전하다. 가격을 낮추는 대신 음식의 양이나 질을 줄이는 '꼼수' 가능성과, 한정된 인력으로 상시 단속이 어렵다는 현실의 제약 때문이다. 강준수 안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상인들이 축제 관광객을 일회성 손님으로 인식하는 데에서 바가지요금 문제가 발생한다"며 "가격 인하 등 모범 운영자에게 세제 혜택이나 우선 입점권을 주는 등 실질적 인센티브(특전)를 병행해야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