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이란 2차 종전협상 또 무산… 트럼프 “원하면 전화해라”

2026-04-27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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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2차 종전협상 또 무산… 트럼프 “원하면 전화해라”

아바스 아라그치(앞줄 오른쪽) 이란 외무장관이 15일 이슬라바마드에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만나고 있다. [로이터]

지난 주말 성사될 것으로 기대됐던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회담이 또다시 결렬됐다. 미국과 이란 모두 서로 양보하기만을 기다리면서 ‘살얼음판’ 휴전이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이란과의 회담을 위해 예정됐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측의 제안이 백악관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만족 못 할 문서를 받기 위해 매번 15시간씩 비행기를 타고 왕복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방문 취소의 원인을 이란 내부의 분열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전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협상단을 이끌고 이슬라마바드로 향하면서 지난 주말 사이 미국과의 협상이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솟았다. 그러나 아라그치 장관은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군 총사령관에게 종전 요구안을 전달만 하고 다음 날 오만으로 떠났다.

미국이 특사단 파견을 취소한 것은 그 직후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5일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란은 위협이나 봉쇄하에 강요된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전했다.

다만 양국이 조금씩 대화의 여지를 열어두려는 모습이 보이면서 협상의 불씨는 꺼지지 않은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측이 자신이 방문 일정을 취소한 지 10분 만에 훨씬 더 나은 제안을 보내왔다며 “(이란이) 이야기하고 싶다면 전화만 하면 된다”고 썼고, 아라그치 장관도 26일 다시 중재국 파키스탄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란 측 소식통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아라그치 장관이 중재자들과 협의 후 합의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양측은 앞으로 며칠 내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의 1차 종전 협상은 이달 11일 진행됐지만 아무런 성과 없이 결렬됐다. JD 밴스 부통령은 이번 주 초 2차 종전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으로 향하려 했으나 이란이 회담에 응하지 않으면서 일정을 취소해야 했다. 미국과 이란 양국의 협상단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는 일주일 넘게 의미 없이 최고 수준의 봉쇄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양국이 서로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는지’ 겨루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란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여론 반발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 시간을 끌려 하고, 미국은 이란 경제가 봉쇄를 견뎌내지 못하고 무너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협정을 일방적으로 연장하는 등 눈에 띄게 전투 재개를 꺼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 담당 이사는 “이란은 미국과의 입장이 더 일치할 때까지는 직접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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