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지명 인사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승인
▶ ‘건설 불가’ 가처분 결정으로 향후 공사 불투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중인 4억 달러(6천억 원) 규모의 백악관 연회장 신축 설계안이 2일 관계 행정기관의 승인을 받았다.
다만 연방법원이 의회 승인 없이는 건설이 불가하다는 가처분결정을 이틀 전에 내린 상태여서, 앞으로 건설공사가 계속 진행될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연방 국유지 내 건설계획의 승인을 담당하는 국가수도계획위원회(NCPC)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동관 현대화 계획'을 찬성 8표, 반대 1표로 가결했다.
이번 회의에는 위원 12명 중 1명이 불참했으며, 출석 위원 11명 중 2명은 의사정족수에는 산입됐으나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고 기권했다.
NCPC 위원장인 윌 샤프 백악관 문서담당 비서관은 표결에 앞서서 이번 표결은 설계안을 심사하는 것이므로 건설공사를 중단하라는 법원 명령의 영향을 받지는 않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원 중 유일하게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필 멘델슨 워싱턴 DC 시의회 의장은 "연회장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규모가 너무 크다는 것"이라며 연회장의 높이가 백악관 본관과 맞먹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31일에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리처드 리언 판사는 백악관 연회장 건설을 중단하라는 가처분결정을 내렸다.
리언 판사는 35쪽짜리 결정문에서 느낌표를 19차례나 써 가며 "미합중국 대통령은 미래 세대 대통령 가족들을 위한 백악관의 관리인이다. 하지만 주인은 아니다!" 등 강한 어조로 대통령이 의회의 명시적 허가 없이 백악관의 구조를 임의로 변경할 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백악관 측에 안전조치 등과 항고 준비를 할 여유기간을 주기 위해 2주간 가처분명령 시행을 유예했다.
이에 따라 결정 다음날인 4월 1일에도 백악관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원의 공사중단 명령이 나온 후에 연회장 지하에 각종 보안시설이 지어지고 있다며 건설계획을 '국가안보' 사안으로 규정해 법원 명령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법무부는 법원 결정에 항고했으나, 연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대로 완공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야당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정권교체시 이를 원상복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축하려는 연회장은 약 8천400㎡ 규모이며, 그 자리에 있던 백악관 동관은 이미 작년 10월에 기습적으로 철거가 강행됐다.
연회장 신축 계획은 전액 민간 기부금으로 충당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기부자 명단은 상세히 공개되지 않았고 아마존, 구글, 애플, 록히드마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 일부만 알려져 있으며, 기업들과 기업인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로비 수단으로 기부금을 낸다는 대가성 논란이 일고 있다.
공익단체 퍼블릭 시티즌의 존 골린저 변호사는 이런 것이 '게임을 하려면 돈을 내라'(pay to play)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이 격화되고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서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자신의 치적을 기념할 각종 건축물들과 기념물들에 대한 계획을 직접 챙기고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1주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선 사례들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수변에 건립될 대통령 기록관 조감도와 황금색으로 빛나는 본인의 거대한 동상 모습을 공개한 일, 워싱턴DC 소재 링컨 기념관 앞 연못 보수 공사를 지시한 일, 전용기 에어포스 원의 기자석으로 가서 백악관 연회장 설계안을 대형 포스터로 보여준 일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달 29일 포스터를 기자들에게 보여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바빠서 이런 일을 할 시간이 없다. 전쟁도 치르고 다른 일들도 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것은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할 것이고, 내 생각에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연회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