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역범위 조정·투자분쟁 관리…전문가 “근본적 변화는 어려워”
미국과 중국이 무역·투자 갈등을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협의 메커니즘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글로벌 패권 경쟁 중인 양국은 안보와 직결된 핵심 분야는 기존처럼 통제하되 비핵심·비민감 영역에서는 협력을 확대하는 '선별적 협력'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다만 과거 협의체들이 잇따라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전례를 고려하면 이번 구상 역시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6차 미중 무역 협상 뒤 기자들과 만나 양국 정부가 '미중 무역위원회' 설립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위원회가 어떤 상품을 수입하고 수출할지를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상호 이익이 되는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청강 중국 국제무역협상대표 겸 상무부 부부장(차관)도 양국이 무역·투자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메커니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양국이 관련 협력 메커니즘 설립을 검토하는 한편 기존 미중 경제·무역 협의 채널을 활용해 이견을 적절히 관리하며 실질적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양측은 다만 새 무역·투자 메커니즘의 구체적인 운영 방식, 의제 범위, 집행력 등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일본 소카대 린다웨이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이 메커니즘에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과 미국의 대중 민간항공기 수출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린다웨이 교수는 "이 메커니즘은 국가 안보나 전략적 공급망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양국이 비핵심·비민감 분야에서 협력을 촉진하자는 것"이라며 "양국이 구체적인 분쟁을 처리하고 기업과 민간 부문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양국이 과거에도 여러 차례 협력 메커니즘을 운영했으나 큰 성과를 보지 못한 만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션딩리 상하이 푸단대 교수는 "미중은 오바마 행정부 이후 최근까지 경제 무역 대화 메커니즘을 운영했지만, 하나같이 미완의 건물처럼 끝났다"고 지적했다.
션 교수는 이어 "세계무역기구(WTO)는 다자 메커니즘인데 다자 규범이 제대로 준수된다면 굳이 양자 메커니즘을 새로 만들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