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드플레이 키스캠’ 캐벗
▶ 새출발 모색에 여론은 싸늘
7개월 전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콘서트 현장에서 발생한 ‘우연’은 미국인 여성 크리스틴 캐벗(53)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버렸다.
당시 캐벗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아스트로노머의 최고인사책임자(CPO)로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이었는데, 콘서트장 관람석에서 직장 상사와 ‘백허그’를 하고 있는 모습이 전광판에 그대로 잡혀 버린 것이다. 이른바 ‘콜드플레이 키스캠’ 사건이었다. ‘사내 불륜’을 온 세상에 들킨 캐벗은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사회 활동을 전면 중단했던 캐벗이 이제 새출발을 모색하고 있다. ‘키스캠 사건’ 5개월 만에 첫 언론 인터뷰를 한 데 이어, 오는 4월에는 ‘위기 관리 강연자’로 공개 행보에 나선다. 다만 여론은 아직도 싸늘한 편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캐벗의 등장은 또 다른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홍보 전문 미디어 기업 ‘PR위크’ 등에 따르면, 캐벗은 오는 4월16일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제4회 PR위크 위기 커뮤니케이션 콘퍼런스’에 참석해 기조 연설을 한다. ‘내러티브 되찾기’ 세션에서 약 30분간 강연할 예정이며, 그의 대변인 역할을 했던 디니 폰 뮤플링 변호사도 함께한다. 이번 강연에서 캐벗은 자신이 겪었던 일과 대응 과정에 대해 이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키스캠 사건’은 지난해 7월16일 보스턴에서 열린 콜드플레이의 공연 도중 일어났다. 객석에서 음악을 즐기고 있던 캐벗을 한 남성이 뒤에서 안고 있는(백허그) 장면이 키스캠 카메라에 포착돼 전광판을 통해 생중계됐다. 화들짝 놀라 얼굴을 가린 두 사람의 모습은 ‘불륜’이라는 의심을 일으켰고,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은 순식간에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확산됐다.
그리고 누리꾼들은 이들의 신원을 금세 알아냈다. 영상 속 남성은 캐벗의 상사인 아스트로노머 최고경영자(CEO) 앤디 바이런이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언론들은 이 해프닝을 ‘해외 토픽’으로 대서특필했다. 캐벗도, 바이런도 사직할 수밖에 없었다.
오랜기간 침묵을 지켰던 캐벗은 작년 12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를 통해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그는 “키스캠 사건 몇 주 전부터 남편과는 별거를 하고 있었고, 바이런과는 성적 관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콘서트장에서 술을 마신 후 잘못된 결정을 내린 것은 맞지만, 자신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과도한 망신 주기’를 당했다는 주장도 했다. 캐벗은 “그 사건 이후 50~60통의 살해 협박 전화를 받았다”며 “아이들은 제가 죽을까 봐, 자기들도 죽을까 봐 두려움에 떨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캐벗의 ‘강연자 변신’을 바라보는 여론의 반응은 좋지 않다. 콘퍼런스 포스터 SNS 게시물에는 그의 기조 연설과 관련해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다”는 호의적 댓글도 일부 있긴 했지만, 다수의 누리꾼은 “불륜을 저지른 사람이 무슨 강연이냐”는 식의 비난을 퍼부었다.
“위기에 처해 봤던 사람이라고 해서, 위기 관리를 가르칠 능력이나 자격이 생기는 건 아니다” “캐벗이 위기 관리에 성공한 것인지도 의문” 등 부정적인 댓글도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