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전후 특별검역단속 강화
▶ 육류·유가공품·반려견 사료
▶ 과일·묘목·흙까지 제한
▶ 미신고시 1천만원 벌금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에서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인천본부세관 직원들이 휴대품 검역을 하는 모습. [연합]
LA에 거주하는 한인 김씨는 최근 부모님을 뵙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출국 전 코스코에서 구입한 비프저키 몇 봉지와 손주를 위한 육류 성분 스낵, 반려견 간식용 육포를 캐리어에 넣었다. “상업용 밀봉 제품이고 미국산이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기내에서 배부된 여행자 휴대품 신고서에 ‘식품류 있음’에 체크했다 인천공항 도착 후 세관 통과 전 농림축산검역본부 검역대에 들러 물품을 제시하자, 검역관은 성분표를 확인한 뒤 “육류 성분 제품은 반입이 제한된다”며 압수 조치를 당했다. 김씨는 “혹시 과태료까지 내야 하는 건 아닌지 순간적으로 가슴이 철렁했다”며 “다행히 신고를 했기 때문에 폐기로 끝났지만, 신고를 안 했다면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 입국 과정에서 육포·비프저키·햄·소시지 등 육류 및 육가공품이 압수되는 사례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이달 초 한국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이하 검역본부)는 설 명절을 앞두고 오는 22일까지 입국자들에 대한 농축산품 검역을 한층 강화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검역본부는 특히 지난해 상대적으로 불법 반입이 많았던 국가와 외국인 근로자가 다수 입국하는 노선을 ‘위험 노선’으로 지정해 검역 전용 X-레이 우선 검색과 탐지견 투입 횟수를 늘린다고 밝혔다. 베트남·중국·몽골·태국·캄보디아·네팔 등이 언급됐다. 미국은 위험 노선으로 별도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는 단속 강화 노선 지정 여부일 뿐 반입 허용이나 상대적으로 감시를 느슨하게 하겠다는 의미가 아닌 만큼 한인들도 주의해야 한다.
이와 관련 최근에 육류 관련 성분이 포함된 물품을 가지고 한국에 입국하려던 대만인이 한화로 최대 500만원 수준의 과태료를 부과받은 사례도 전해졌다. 지난 13일 대만 중시신문망 등에 따르면 한국에 체류 중인 대만 국적 A씨는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검역 당국의 제지로 소지품 일부를 압수당했다고 밝혔다.
A씨는 소셜미디어 스레드에 올린 글에서 “입국 절차 중 단빙 피와 총유빙을 압수당했다. 제품에 돼지기름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라며 “내 앞뒤에 있던 대만인들도 단빙피를 빼앗겼고, 어떤 이는 미쉐까오를 가져오려다 적발됐다”고도 했다. 단빙은 대만식 오믈렛, 총유빙은 대만식 파전병으로 불리는 음식이다. 미쉐까오는 돼지 피로 만든 떡이다. A씨는 또 “옆에 있던 대만인은 웨이리 짜장 컵라면과 통이 우육면맛 컵라면을 압수당했다”고 전했다.
그는 “전적으로 내 실수”라며 “육류 자체는 물론 돼지기름, 돼지피, 오리피처럼 육류와 관련된 성분이 들어간 제품도 반입이 금지될 수 있다”고 자국민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검역본부가 배포한 ‘동·식물 검역 안내’ 자료에 따르면 동물검역 반입 제한 품목은 상당히 광범위하다.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 육류 및 육가공품(소시지·햄·육포 등) ▲유가공품(우유·치즈·버터 등) ▲동물의 생산물(녹용·뼈·계란 등) ▲알 및 알가공품(달걀·난백·난분 등) ▲반려동물 사료·간식류 및 영양제 ▲반려동물 자체(개·고양이·애완조류 등)도 제한 대상이다. 즉 사람이 먹는 비프저키뿐 아니라 애견용 육포 간식도 동일하게 검역 대상에 포함된다.
식물 검역 품목도 엄격해 ▲망고·라임·오렌지·파파야·사과 등 과일류 ▲감자·고구마·마 등 생과채류 ▲사과나무, 배나무, 포도나무 등 과수의 묘목, 접수, 삽수 등 ▲흙이 붙은 식물이나 살아있는 병해충·잡초 종자 등은 반입이 엄격히 제한된다. 단순 기념품이나 선물용이라도 신고 없이 반입하면 문제가 된다.
과태료 수준도 만만치 않다. 검역 대상 물품을 신고하지 않을 경우 최고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반복 위반 시에는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 검역본부는 “부득이하게 휴대한 경우 반드시 여행자 휴대품 신고서를 작성해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대형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각종 육포, 육류 성분 라면 스프, 햄·소시지, 반려견 간식 등은 모두 검역 대상이다. 김씨처럼 신고를 하면 과태료 없이 폐기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지만, 신고를 하지 않고 적발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한국 방문길, 캐리어에 넣기 전 한 번 더 성분표를 확인하는 것이 낭패를 막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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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