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레드 와인이 화이트 와인보다 건강에 더 좋을까?

2026-02-16 (월) 12:00:00 By Lindsey B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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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 심혈관 개선 효과 주목

▶ 실제 건강상 이점 있으려 훨씬 많은 양 섭취해야
▶ 소량도 암 위험↑… “건강 위한 음주는 무의미”

레드 와인이 화이트 와인보다 더 건강에 좋을까? 많은 사람들은 레드 와인이 화이트 와인이나 다른 종류의 술보다 건강에 더 좋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인식은 부분적으로 레드 와인에 들어 있는 특정 화합물이 심혈관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들에서 비롯됐다. 다만 이러한 연구들 가운데 일부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현재의 증거에 따르면 레드 와인을 포함한 어떤 종류의 알코올도 아예 술을 마시지 않는 것보다 건강을 더 좋게 만들 가능성은 낮다. 미국 국립알코올남용·알코올중독연구소의 조지 쿱 소장은 “레드 와인이 화이트 와인이나 다른 알코올 음료보다 특별히 건강상 이점이 있다는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알코올 자체에서 비롯된 신체적 건강상의 이점은 없다”고 덧붙였다.

과도한 음주가 심각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하루 남성 2잔, 여성 1잔 이하로 정의되는 ‘적당한 음주’의 이점과 위험성은 그동안 명확하지 않았다. 과거 일부 연구에서는 소량의 알코올을 마시는 사람이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건강상 이점이 있을 수 있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연구가 발전하면서, 적은 양의 음주조차도 유방암·대장암·식도암 등 특정 암 발병 위험 증가와 뇌 변화 및 치매, 심장 문제, 수면 장애와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식이 지침 역시 변화했다. 연방 농무부(USDA)의 최신 지침은 “권장량 내 음주조차도 다양한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명시한다. 미국심장협회는 음주 제한 또는 금주를 권장하고 있다. 다만 이 단체는 2025년에 발표한 과학 검토에서 가벼운 음주는 관상동맥 질환, 뇌졸중, 돌연사 및 심부전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으며 오히려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결론 내렸지만, 모든 전문가가 이에 동의한 것은 아니다.


■ 레드 와인이 건강에 좋다는 주장, 어디서 시작됐나

과거 레드 와인을 지지하는 주장은 특정 화합물에 초점을 맞췄다. 레드 와인는 포도 껍질과 함께 발효되기 때문에 폴리페놀 함량이 더 높다. 폴리페놀은 항산화 및 항염 특성을 지닌 식물성 화합물이다. 반면 화이트 와인는 발효 전에 포도를 압착하고 껍질을 제거한다. 이 폴리페놀에는 프로시아니딘, 플라보노이드, 그리고 암 연구에서 자주 언급되는 레스베라트롤이 포함된다. 또 다른 성분인 안토시아닌은 레드 와인의 짙은 색을 만들어내며 심혈관 건강 개선 가능성으로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폴리페놀 관련 건강 효과 대부분이 와인 몇 잔으로 섭취할 수 있는 양보다 훨씬 높은 용량에서 관찰됐다고 설명한다. 하버드대 T.H. 챈 보건대학의 에릭 림 교수는 “레드 와인 속 폴리페놀 농도는 실제로 건강상 의미 있는 효과를 얻으려면 적당량을 훨씬 넘는 음주가 필요할 정도로 낮다”며, 이는 오히려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 블루베리 같은 짙은 색 베리류, 사과, 양파, 녹차 또는 홍차, 다크 초콜릿 등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 레드 와인이 유발할 수 있는 다른 문제들

일부 사람들은 레드 와인이 치아 착색, 두통, 알레르기 유사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하기도 한다. 레드 와인 두통의 원인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포도 탄닌, 히스타민,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거나 보존을 위해 첨가되는 아황산염에 민감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또한 포도에 포함된 항산화 물질인 케르세틴이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한 연구에서는 와인 과민 반응이 있는 사람들이 화이트 와인보다 레드 와인을 마신 후 코막힘, 가려움, 피부 홍조, 위장 불편 등의 알레르기 유사 증상을 더 자주 경험했다고 보고됐다.


■ 추가로 알아야 할 점

알코올 섭취는 긍정적인 건강 효과를 가져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음주 방식을 조절하면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우선 음주가 본인에게 안전한지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연방 농무부에 따르면 임신 중이거나 특정 질환이 있거나 알코올과 상호작용하는 약물을 복용 중이거나 알코올 사용 장애가 있거나 회복 중인 사람은 음주를 해서는 안 된다. 또한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은 건강을 이유로 음주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보건 당국은 강조한다.

미국에서는 합법 음주 연령인 21세 이상을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전문가 조언이 있다.

▲먼저 음식을 섭취하라

특히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이 포함된 음식은 알코올이 혈류에 흡수되는 속도를 늦춰 부작용을 줄인다.

▲표준 음주량을 이해하라

표준 알코올 음료는 순수 알코올 0.6온스를 의미한다. 이는 알코올 도수 12% 와인 5온스, 알코올 5% 맥주 12온스, 또는 80프루프 증류주 1.5온스와 동일하다. 최근 맥주 알코올 도수가 8~10%까지 높아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도수가 높을수록 음주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남성과 여성의 알코올 분해 능력 차이를 고려하라

여성은 알코올 분해 효소인 알코올 탈수소효소가 상대적으로 적어 알코올 분해 속도가 느리고 건강 위험이 더 높다.

▲절제된 음주를 유지하라

남성 하루 최대 2잔, 여성 하루 1잔 이하다. 또한 일주일 음주량을 주말에 몰아서 마시지 말고 분산해야 한다.

■ 결론

레드 와인는 심혈관 건강과 연관된 폴리페놀 함량이 화이트 와인보다 높지만, 건강상 이점을 제공할 만큼 충분히 높은 농도는 아니다. 또한 레드 와인는 민감한 사람들에게 두통이나 알레르기 유사 증상을 더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By Lindsey B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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