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리, 中업자와 유착·직원 채용 영향력 행사 의혹…檢수사도 개시

호세 헤리 페루 대통령[로이터]
정치적 혼란을 거듭하는 남미 페루에서 취임한 지 불과 4개월 된 호세 헤리(39)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직면했다.
페르난도 로스피글리오시 페루 국회의장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논의하기 위한 임시 본회의를 소집했다"며, 오는 17일 오전 10시에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 논의 여부에 대해 78명의 의원이 동의 서명을 했다고 페루 국회의장은 부연했다.
페루 국회 의석은 130석이다.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3분의 2를 넘으면 가결된다. 의원 수로 따지면 87명 이상이다.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을 추진한 배경으로는 중국 사업자인 양즈화와의 유착 의혹이 결정적 뇌관으로 작용했다.
TV방송 RPP와 일간 엘코메르시오 등 페루 현지 언론 보도를 보면 중국 출신 양즈화는 중국 수입품 상점을 운영하며 돈을 번 뒤 페루 에너지 산업 분야에 눈독을 들였다.
그의 회사는 2023년 2천440만 달러(350억원 상당) 규모 수력 발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했는데, 오는 6월부터 상업 운영을 개시하는 것으로 계획됐던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12월 기준 '진척률 0%'를 보였다고 하다.
현지 검찰은 헤리 대통령이 국회의원(2021∼2025년)이었던 2024년께부터 이 중국인 사업가와 교류하면서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페루 대통령은 장즈화 접촉 과정에서 후디(모자 달린 옷)로 얼굴을 가린 채 중식당에 들어가는 등 스스로 논란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페루 언론은 이번 정치적 스캔들을 '치파게이트'(Chifa gate)라고 부른다. 치파는 칠레에서 현지화한 중국 음식 또는 칠레 내 중식당을 통칭한다.
페루 검찰은 여기에 더해 헤리 대통령이 최소 9명의 여성을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행정부에 채용하는 데 관여했다는 영향력 행사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고 일간 엘코메르시오가 전했다.
오는 4월 12일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헤리 대통령이 탄핵당하면 정국은 한층 더 어지러워질 전망이다.
정치권 부패와 파편화한 정치세력 간 알력으로 페루에서는 지난 10년 새 대통령 7명이 바뀌었다.
헤리 대통령 역시 지난해 10월 디나 볼루아르테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대통령직을 이어받은 인물이다. 당시 그는 국회의장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