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긴 겨울

2026-02-10 (화) 08:07:02 주수남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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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을 접다 보니
어느덧 저만치 와 있는 겨울이
멈춰버린 듯 속절없이 머물고 있네
북풍설한
눈 덮인 상록수 꼭대기 위에 얹힌
그믐달 애처롭고
공지천 강태공 얼음구멍
자꾸만 좁아지는데
동장군 떠날 생각 묘연하네
세월이 한 움큼, 젊었을 때는
한없이 흘러도 안 추웠는데
이토록 시림이 능청을 떠는 건지
색동 저고리에
옥색치마 입은 화려한 봄은
이화, 목련, 찔레꽃
온누리에 흩뿌려 놓겠지
순풍에 내 마음 담아
또 다른 세월을
조심스레 접어가야겠다

<주수남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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