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탑 대학들, 인종 대신 경제적 다양성으로 길 찾는다

2026-02-02 (월) 12:00:00 제니 위트리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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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대학들, 인종 대신 경제적 다양성으로 길 찾는다

제니 위트리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반세기 넘게 유지되어 온 대학입시의 소수인종 우대 정책이 2023년 대법원으로부터 위헌 판결을 받은 후 명문대들은 다양성 확보라는 과제 앞에서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했다. 이와 관련, 흥미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일부 최상위권 대학들이 저소득층 학생 등록 비율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경제적 다양성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고 있는 것이다.

프린스턴대의 사례는 이러한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025년 가을학기 신입생의 4분의 1이 연방 정부의 저소득층 장학금인 펠그랜트 수혜 자격을 갖췄다. 20년 전만 해도 10명 중 1명에도 미치지 못했던 수치다. 예일, 듀크, 존스홉킨스, MIT 등 다른 명문대들도 비슷한 기록을 세우고 있다.

17개 최상위 대학 중 2023년 이후 저소득층 학생 비율이 감소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특히 MIT는 최근 2년간 저소득층 신입생 비율을 43%나 끌어올렸고, 지난 가을학기 신입생의 4분의 1 이상이 저소득층이다.


대학들은 적극적으로 모집 전략을 바꾸고 있다. 도시와 시골을 가리지 않고 학생 모집 범위를 확대하고, MIT는 연소득 20만달러 이하 가정에 등록금을 전액 면제하며, 앰허스트 칼리지는 가구 소득 하위 80% 학생에게 등록금을 면제하고, 중위소득 이하 가정에는 기숙사비와 식비까지 지원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동문·기부자 자녀 우대도 폐지했다. 그 결과 앰허스트 칼리지 신입생 4명 중 1명이 저소득층이 됐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순탄하게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탑 대학들은 여전히 상위 1% 고소득 가정 출신 학생들을 대거 선발하고 있으며, 엘리트주의 이미지를 벗기 위한 노력은 수년간 이어져 왔지만 변화는 점진적인 수준에 머물러 왔다. 저소득층 학생 비율이 25%로 늘었다는 것은 역으로 말하면 여전히 75%는 그렇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 복잡한 문제는 경제적 다양성과 인종적 다양성 사이의 긴장이다. 일부 대학에서 저소득층 학생은 늘었지만 흑인, 히스패닉, 원주민 학생은 오히려 감소했다.

스와스모어 칼리지의 경우 펠그랜트 수혜 자격 학생은 17%에서 30%로 급증했지만 흑인 신입생은 8%에서 5%로 떨어졌다. 이는 미국 사회의 복잡한 불평등 구조를 보여준다. 인종적 불평등과 경제적 불평등은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중산층 이상의 흑인 가정도 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백인 가정도 존재한다. 따라서 경제적 기준만으로는 인종적 다양성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 정치적 압박도 가세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소득, 거주 지역, 고교 정보 등을 고려하는 입시 방식이 사실상 인종을 우회적으로 반영하는 ‘대리 수단’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백악관은 이런 방식을 통해 대학들이 인종을 간접적으로 고려한다고 보고 있다. UCLA에 보낸 서한에서는 “이름만 바꾼 인종 기반 입시”라고 직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UC 는 가주법을 포함해 모든 관련 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반박했지만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보드가 지원자의 지역 소득 수준 등을 제공하던 서비스를 갑작스럽게 중단한 것도 연방정부 압력의 결과로 해석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연방정부의 압력에 따른 후퇴”라고 평가한다. 대학들은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정부가 ‘대리 수단’이라고 주장하고, 대학이 ‘합법적인 사회경제적 고려’라고 맞서는 구도는 결국 또 다른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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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위트리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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