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야심'이 유럽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면서 그간 끈끈했던 미국의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진영과 유럽 극우 정치 세력 사이에도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AP 통신은 25일 "그린란드를 장악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을 둘러싼 긴장이 한때 굳건했던 MAGA 진영과 유럽 극우 세력 간의 관계에 쐐기를 박아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차지하겠다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인 덴마크를 포함해 유럽을 향해 군사 행동 가능성까지 공공연히 거론한 가운데 최근 독일, 이탈리아, 극우 정당 지도자들도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동맹인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조차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요구를 놓고 "매우 적대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린란드 위기'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 20일 유럽의회 토론에서 여러 극우 정당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압박과 관련해 유럽연합(EU)과 미국의 무역 협정 이행 보류에 압도적으로 찬성하면서 미국의 '강압'과 '주권 위협'을 일제히 성토했다.
AP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유럽 추종자들 간에 이런 큰 의견 차이가 나타난 것은 다소 뜻밖의 일"이라고 평가했다.
유럽 극우 정당들은 2024년 유럽 전역에서 급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세력인 MAGA 진영은 유럽에서 극우 정치 세력의 확대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독일 극우 정당 독일대안당(AfD)은 지난해 2월 총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지원을 받았다. JD 밴스 부통령 등 미국 정부 인사들은 AfD와 협력하지 않는다는 독일 다른 정당들의 일명 '방화벽' 원칙과 독일 정보기관의 AfD 극우 활동 감시를 비판했다.
그렇지만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그린란드 병합 시도, 이란 군사 개입 시사 등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외교 노선은 미국 MAGA 진영 내부의 깊은 분열을 낳았고, 유럽의 정치적 동맹이던 극우 정치 세력과의 거리 역시 멀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헝가리, 체코 등 동유럽의 극우 정치인들은 미국을 비판하는 데 극도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의 중유럽 담당 책임자 다니엘 헤게뒤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방식을 고수해 유럽 주권 국가들에 위협을 가한다면 당연히 유럽의 급진 우파를 분열시킬 것"이라며 "이 분열이 지속될지, 협력할 수 있는 사안을 중심으로 다시 힘을 합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