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혁신당 합당 논의에 차기 경쟁 맞물리며 이해 득실 교차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쏘아 올린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으로 여당 내부의 권력 지형이 출렁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선에 이어 8월 전당대회까지 이어지는 정치 일정 속에서 범여권의 통합이란 변수가 예상보다 빨리 돌출되면서 그 결과에 따라 유력 인사 간 유불리가 극명하게 엇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이번 합당 제안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정청래 대표의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탓이다.
갑작스러운 합당 제안으로 비당권파 최고위원을 비롯한 30여명의 의원이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내부 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합당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진보 진영 통합이란 상징성을 얻게 된다. 나아가 정 대표 자신의 정치적 명운과 맞물린 지방선거 승리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전국 단위 선거인 지방선거에서 이기게 되면 2028년 총선 공천권이 걸린 8월 전당대회에서도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연임 도전의 명분이 확실한 데다 새롭게 합류한 혁신당 당원의 경우 정 대표의 지지층과 성향 면에서 유사하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 대표는 전대에서 당원 투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른바 1인1표제도 재추진하고 있다.
반대로 합당이 최종 무산으로 흘러간다면 정 대표는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정 대표의 합당 제안에 반발하며 "(당원에게) 대표의 진퇴도 묻는 게 맞다"고 밝힌 만큼 책임론이 거세게 불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 측은 25일(한국시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합당 제안은 대표 개인의 이득이 아닌 진보 진영 전체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여 혁신당 내부 논의를 시작한 조국 혁신당 대표도 성패에 따라 득실이 엇갈린다.
우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근 민주당의 '레드팀'을 자처하며 차별화 행보를 하던 조 대표가 합당 제안을 거부하지 않은 것을 두고 그 자체로 독자 생존의 어려움을 인정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원내 제3당이지만, 당 지지율은 2∼4%의 저조한 수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선거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으로 '존재 이유'를 증명하지 못할 경우 혁신당 자체가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과 합당하면 지방선거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데다 지방선거든 국회의원 재보선이든 출마하겠다고 밝힌 조 대표 자신의 공천도 유리하게 풀어가면서 외곽의 잊힌 장수가 아닌 여당 내에서 활로를 모색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조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실형 등 여러 논란에도 범여권 내에서 차기 정치 지도자로는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인다.
반면 조 대표로선 합당 논의가 지연되다가 불발되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다.
합당을 염두에 두고 선거 준비가 멈칫한 상황에서 선거 목전에 합당이 무산될 경우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대표가 전날 의원총회 뒤 합당 제안과 관련해 민주당 내 논란을 지적하면서 "민주당 논의가 정리된 뒤 저희가 답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도 이런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합당 제안의 정치적 파장 범주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자로부터 이른바 '초코 총리'로 불리는 그는 8월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면서 당으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하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정 대표의 합당 카드 관철 여부, 지방선거 승패에 따라 그의 정치적 진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정 대표가 정치적 이득을 누리는 상황이 되면 김 총리는 반대로 다소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도 있다.
반면 합당 카드로 인한 혼란이 커지거나 지방선거 성과가 기대 이하일 경우 김 총리의 당내 입지가 확고해질 전망이다. 물론 김 총리의 정치적 입지를 감안하면 지방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그의 당 복귀 카드는 그대로 유효하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상황에 따라서는 김 총리의 여의도 복귀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