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달라진 이민 규정 5가지] 트럼프 2기, 합법 이민 문턱까지 높였다

2026-01-23 (금) 12:00:00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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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체자 단속·추방 넘어 영주권·시민권 심사 강화

▶ 취업비자 유효기간 단축 “시민권 취득 50% 줄수도”

[달라진 이민 규정 5가지] 트럼프 2기, 합법 이민 문턱까지 높였다

트럼프 2기 들어 연방 이민서비스국의 합법 이민 심사도 강화되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가운데 트럼프 2기 1년 만에 미국 이민 제도가 크게 달라졌다. 불법 이민 차단을 전면에 내세웠던 1기와 달리, 이번에는 합법 이민까지 전방위로 조이는 양상이다. 영주권과 시민권 신청 심사 강화, 여행 제한 확대, 공적부조 수령 여부 반영, 인도적 체류 프로그램 종료 등이 잇따르며 수백만 명의 이민자와 예비 이민자들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집행 기관은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이다. 트럼프 1기 당시 ICE 검사 출신이었던 조셉 에들로우 국장이 이끄는 USCIS는 “타협 없는 집행자”라는 평가 속에 심사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시민권 심사 강화


USCIS는 시민권 시험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으며, 심사 과정에서 ‘선량한 도덕성’ 기준도 상향 조정했다. 신청자는 범죄 이력뿐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유대, 사회적 기여, 긍정적 성향과 같은 요소까지 입증해야 한다. 사기 적발을 위한 조지아주 센터가 확대됐고, 주거지·사업장 현장 방문과 이웃 탐문도 증가했다. ICE와의 협력 아래 추방 가능성이 있는 이들에게 약 20만 건의 법원 출두 통지서도 발송됐다.

■여행금지 조치 확대

확대된 여행 금지국 명단에 포함된 국가 출신 신청자들의 망명 및 이민 신청 절차가 중단되면서, 전체 합법 이민 절차 진행자의 최대 20%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내 체류 중인 해당 국가 여권 소지자도 체류 신분 변경이나 연장이 제한되고, 해외 체류자는 입국 자체가 금지되거나 추가 심사를 받아야 한다.

■취업비자 유효기간 단축

합법적으로 미국에서 일하는 외국인의 고용허가서(EAD) 유효기간은 기존 최대 5년에서 18개월로 줄어들었다. 행정부는 이 조치가 사기 방지와 잠재적 위협 인물 식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기업과 근로자 모두 반복적인 갱신 부담에 직면하게 됐다.

■공적부조 수령 여부 반영

새로운 ‘퍼블릭 차지(public charge)’ 규정에 따라 신청자가 향후 정부 복지 혜택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으면 심사에서 부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불법체류자는 물론 합법 이민자나 혼합 신분 가정에서 시민권자 가족이 받은 혜택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도적 체류 프로그램 종료

트럼프 행정부는 11개국 출신 이민자에 대한 임시보호지위(TPS)를 종료했고, 쿠바·아이티·니카라과·베네수엘라 출신을 대상으로 한 CHNV 가석방 프로그램도 폐지했다. 이로 인해 약 100만명이 합법 체류 지위를 잃었으며, 상당수가 추방 위험에 놓이게 됐다.

백악관은 “미국 국민에게 최선이 되는 것이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라며 합법 노동력 수요는 계속 충족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보수 성향 감시단체들은 이 기준이 실제로 집행될 경우 시민권 취득자 수가 최소 50%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2기의 이민 정책은 이제 불법 이민을 넘어, 합법 이민의 문턱까지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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