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협, 수미타 김 교수 초청 천경자 특강
▶ “독창성 세계적으로 평가받길”

수미타 김 교수가 지난 17일 미협 초청 강연에서 자신의 어머니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림 오른쪽은 1981년도 천 화백의 작품 ‘장미와 여인’, 왼쪽이 ‘미인도’.
“나의 어머니 천경자에게 그림은 종교였다. 어머니의 작품세계는 독창성과 ‘나 답게’사는 자아성, 권력이나 금전에 굴하지 않는 저항정신으로 압축된다.”
고 천경자 화백의 차녀인 수미타 김 교수(몽고메리 칼리지)는 지난 17일 워싱턴 한미술가협회(회장 김홍자) 초청 특강에서 한국현대미술사를 빛낸 천경자 화백의 작품세계와 ‘미인도’ 관련 위작 문제 등에 대해 조명했다.
‘한국화단의 이단아’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김 교수는 “어머니는 그림과 글을 통해 자신의 고통과 희망, 한(恨)과 기쁨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또한 권력과 제도의 압박 앞에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 저항정신을 보여주었다. ‘미인도’ 위작 사건에서 끝내 굴하지 않고 싸운 모습은, 예술가로서의 삶이 곧 진실을 지키는 투쟁임을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1991년부터 불거져 지난해까지 진행됐던 ‘미인도’ 위작 사건과 관련해서는 “결국 검찰, 국립현대미술관, 화랑계가 공조해 한 예술가의 인권과 명예를 짓밟고, 국민의 예술 향유권과 진실을 알 권리를 침해했다. ‘위작’이라는 단어 자체가 금기시되고 있는 한국미술계의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천 화백의 초기 작품 ‘조부’(1942)와 ‘노모’(1943)부터 뱀을 그리기 시작한 ‘생태’(1951)와 ‘유리상자 속의 꽃뱀’을 거쳐 ‘정(靜)’(1955), ‘길례언니’(1973)와 ‘길례언니 II’(1982), 불란서 유학 후의 ‘이탈리아 기행’(1973), ‘나비 소녀’(1985) 등을 연대기 순으로 소개했다. 또 펜지꽃과 유리컵 속 마릴린 먼로를 그린 ‘펜지’는 페미니즘을 실천한 작품으로 꼽힌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라는 ‘나비와 여인’을 소개한 후 “연방의회 도서관에 어머니에 대한 책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어머니의 예술적 독창성이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평가받길 바란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김 교수는 2024년 천경자 탄생 100주년을 맞아 워싱턴에서 천경자 재단 발족과 함께 천경자 예술상을 제정했다. 같은 해 전남 고흥군이 주최하는 ‘천경자 화백 탄생 100주년 기념전’의 예술총감독으로도 위촉돼 활동했다.
이날 건강상의 문제로 지난 1년간 휴직했다 이번 학기부터 다시 대학에 복귀해 강의를 시작하는 수미타 김 교수의 등장에 30여명의 미협 회원들이 큰 박수로 환영과 격려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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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