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년 축시] 새해 아침

2026-01-02 (금) 12:00:00 지성심 시인 재미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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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축시] 새해 아침

지성심 시인 재미시인협회 회장

뒤뜰에
낡은 의자 하나를 내어놓는다

먼지를 털어낸 자리
아직 아무도 앉지 않았다

새해는 먼저 와서 이 의자에 앉아라


아직 어둠이 남아 있는 시간
다른 도시에서는 이미 하루가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이곳의 아침은
찻잔의 온기가 식을 때까지 천천히 밝아온다

의자 곁으로 바람이 한 번 스쳐 지나가고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비워진 자리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다짐도, 약속도 아니다
살아남았다는 사실이다

다시 살아도 괜찮겠다는
몸 하나의 숨

나는 아직 앉지 않은 의자 옆에 서서
이 아침을 받아 든다

■주요 약력
-2011 ‘서울문학인’으로 등단

-재미시인협회·미주한국문인협회 회원

- ‘시와 사람들’ 동인

<지성심 시인 재미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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