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족 김명일 목사 등 18명 구금
▶ 온라인 릴레이 기도회 5만명 참여
▶ GBC, 약 10만 달러 모금해 전달

한인 교계를 비롯한 전 세계 교인들이 중국의 종교 자유 보장을 촉구하는 기도회와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중국 내 천주교 신자들의 미사 장면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로이터]
중국 당국이 최근 가장 광범위한 규모로 기독교 지하교회에 대한 단속을 벌여, 목회자와 신도 수십 명을 체포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공안이 10월 초 중국 전역에서 비공식 개신교 교회인 ‘시온교회’(Zion Church)와 관련된 목회자와 신도 약 30명을 동시에 구금했으며, 이 가운데 18명은 공식 체포됐다고 21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체포된 교인 중에는 베이징, 상하이, 광시 자치구 등 각지에 있던 목회자들이 포함됐으며, 연령대는 30~50대로 변호사, 과학자, 음악 전공 학생 등 다양한 직업의 교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혐의와 구금 장소만을 적은 간단한 통지서 외에 구체적인 수사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체포 목회자 중 조선족 김명일(중국명 진밍르·영어명 에즈라 진) 목사도 포함됐다. 김 목사는 2007년 베이징에서 미등록 복음주의 교회로 시온교회를 설립했다. 중국 법은 종교의 자유를 명시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모든 종교 단체에 정부 등록과 엄격한 정치적 통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통제에 따르지 않는 교회들은 지하에서 활동해 왔다.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종교 통제가 강화되면서 주요 지하교회들이 잇따라 폐쇄됐고, 시온교회 역시 2018년 오프라인 활동이 중단됐다. 이후 온라인 예배로 전환해 급성장했으나, 중국 정부는 최근 미인가 종교 활동을 ‘정보 네트워크 불법 사용’ 혐의로 규정하며 온라인 종교 활동까지 단속 범위를 넓혔다.
NYT에 따르면 경찰은 예배 도중 교회에 들이닥치거나, 한밤중에 목회자 자택을 급습해 수색을 벌였다. 일부 가정에서는 노트북과 종교 서적, 개인 기록물이 압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10월 이후에도 단속은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에서 열린 시온교회 신도들의 추수감사절 모임이 경찰에 의해 해산됐고, 체포된 목회자들의 가족 일부는 해외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 정권의 대대적인 시온교회 탄압에 미국과 한국 한인 교계는 기도와 헌금 등으로 시온교회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주복음방송(대표 이영선 목사)은 지난달 특별모금생방송을 진행해 11월 21일 기준 7만4,510달러를 모금했다. 이영선 목사에 따르면 이후 11월 30일까지 걷힌 추가 모금액을 포함, 약 10만 달러를 시온교회 지원을 위해 전달했다. 모금생방송에는 김명일 목사의 부인 안나 류(류춘려) 사모와 딸 그레이스 김(그레이스 진) 등이 출연해 구금 상태인 김 목사의 상황과 중국 지하교회의 안타까운 현실 등을 생생하게 전했다.
한편 시온교회 탄압 소식을 접한 전세계 기독교인들은 24시간 릴레이 기도회를 열고 체포된 목회자들의 석방을 호소했다. ‘한국순교자의소리’(VOM·대표 현숙 폴리)는 미국 비영리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와 공동 주관한 온라인 기도회에 약 5만 명이 참여했는데 이중 약 1만 명은 중국 내 신자였다고 지난달 25일 밝혔다. 한국에서는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을)이 12월 1일 ‘중국 정부의 시온교회 김명일 목사 등 수감된 종교인 석방 및 종교의 자유 보장 등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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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